軍미사일 해상사격훈련 시스템 보유, 선진강군 인프라 구축[밀리터리 월드]
통제소·추적소 구축, 비용·기술유출 부담 덜어
자체 개발·해외 구매 미사일도 효과 검증 가능
한국군의 전비태세 배가와 억제력 강화에 기여
SM-2 함대공 미사일 실사격 훈련 동해서 진행 예정
유도탄 실사격 훈련의 한 장면이다. 이 때 강원도 삼척 해양연구센터 통제실 대형 스크린엔 날아가는 유도로켓탄을 포착해 실시간 실제 궤적과 비행 자세까지 포착해 3차원(3D) 그래픽 영상으로 구현됐다.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는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삼척 해양연구센터 통제실에선 함정에서 발사한 미사일의 정보를 받아 자체 개발한 계측 시스템으로 분석한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만 10년이 넘게 걸렸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사실 한국은 이러한 미사일 해상사격훈련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상당한 비용 투입 외 개발하는 발사체의 제원 노출을 감수하고 해외 훈련장을 이용해 왔다.
이제 우리 군은 이러한 자체 시스템을 구축, 보유해 한층 더 강력한 선진강군 인프라를 구축하는 큰 획을 그엇다는 평가다. 사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포탄과 달리 유도로켓과 미사일은 사거리가 길어 멀리 있는 표적을 제대로 맞췄는지 확인하기 쉽지 않다. 함정이 있는 장비만으론 추적이 어려워 넓은 대역을 커비하는 레이더와 분석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국내에서 자체 실사격 훈련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시스템은 통제실과 추적소 구축이 핵심이다. 삼척 통제실이 '두뇌'에 해당된다면 동해까지 직선거리 20여Km 떨어진 해발 1400m의 고지대에 위치한 추적소는 '눈'의 역할을 수행한다. 유도무기 추적 기능을 수행하는 추적소의 레이더 돔 내부에는 함정에서 발사한 미사일에서 송신하는 비행 정보를 수신하는 초당 20도의 고속 회전이 가능한 파라볼라 안테나가 정보를 수신한다.
추적소의 텔레메트리 시스템(Telmetry, 원격전파 신호 수신)은 수신된 미사일 비행정보가 담긴 전자 신호를 수집·분석해 다시 삼척 통제실로 실시간 전송한다. 그동안 이러한 국내 미사일 해상 사격훈련장이 없었기 때문에 군은 매년 수십억원을 투입해 하와이 인근 미군 훈련장을 빌려 사용해 왔다. 비용뿐 아니라 미사일 사격 훈련을 위해선 우리 무기의 제원을 노출시킬 수 밖에 없었던 구조로 기본적으로 우리가 개발하는 미사일의 기술 유출 부담이 있었다.
손권 국방과학연구소 1부장은 "계측을 해서 계획했던 대로 전술이 적용되는지 확인하는 인프라가 필요했다"며 "해외에서 미사일, 유도탄 등의 개발을 위한 훈련시에는 그 제원을 오픈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국내에서 개발을 진행하면) 기술 유출도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방과학연구소 삼척해양연구센터에선 주로 먼바다에서 이뤄지는 해양무기 시험이 진행되며 그 특성상 탐지 식별, 추적하는 장비 운영을 위주로 분진과 진동, 소음 발생 등은 극히 제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전문가들은 개발한 미사일은 전력화를 거쳐 작전배치되려면 제대로 효과 검증을 받아야 하며 작전배치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실사격 훈련을 통해 작전태세를 유지시키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은 함정, 미사일까지 자체 개발하면서도 정작 이 미사일을 해상에서 시험하는 시스템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또한 자체 개발하는 미사일 뿐 아니라 해외구매한 미사일도 마찬가지로 실사격 훈련이 필요한데 미사일은 가시권 밖에 있는 표적까지 멀리 날아가 명중시켜야 하기 때문에 비행하는 미사일을 추적하고, 비행 데이터를 실시간 파악하는 장비와 시설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자체 해상사격훈련 시스템이 마련된 것은 우리군이 선진강군으로 한층 도약하는 인프라가 구축되었다고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동안 한국해군은 림팩훈련 기회를 이용해서 PMRF(Pacific Missile Range Facility)라 불리는 미군의 사격훈련장에서 미국에서 구매한 SM-2 미사일 실발사 훈련을 진행해왔다.
미사일은 보유하고 있지만 사격장은 없는 부조화가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는 설명이다. 또 한국은 1990년부터 림팩에 참가해 하와이 PMRF를 보면서 자체 해상사격훈련장 보유 필요성을 주시하여 왔는데 이것을 이제 실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는 이어 "미군 사격장 사용에 필요한 부대비용을 절약해 한국의 작전운용능력 강화에 사용할 수 있다"며 "한국이 안보를 위해 자주국방과 동맹을 모두 챙겨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자체 해상사격훈련장 보유는 동맹뿐 아니라 자주국방도 신경써 나가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제 한국군이 굳이 하와이 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바로 동해 해상사격훈련장에서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군의 전비태세 배가와 억제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서 반 책임연구원은 "한국은 해상사격훈련장도 자체 운영하고 머지않아 중·장거리 함대공 미사일도 자체 개발함으로써 세계에서 명실상부한 선진강군으로 도약할 날이 기대된다"며 "특히 한국의 자체 해상사격훈련장 보유는 여러 차원에서 그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 유도 로켓 통제 계측시스템 구축으로 그동안 미군 훈련장에서 실시해 오던 SM-2 함대공 미사일 실사격 훈련도 오는 10월 동해 훈련장에서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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