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분석 결과에 울고 웃는 바이오업계…‘FAS vs PP’ 차이 뭐길래

이훈철 기자 2023. 7.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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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페론, 코로나19 치료제 임상2상 결과 논란
"PP분석 유의미한 효과" vs "FAS분석서 유의성 확보 못해"
사진은 기사와 무관./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면역 혁신신약개발 바이오기업 샤페론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폐렴 치료제 '누세핀'의 임상2b상 시험 성공 여부에 대한 업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어떤 판단을 할지 주목된다.

24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공시를 통해 샤페론 누세핀의 임상2b상 1차 유효성 결과를 공개했다.

◇"PP분석서 유의성 확보" vs "FAS분석서 유의성 확보 못해"

공시에 따르면 1차 지표에서 샤페론은 코로나19 환자 174명 전체를 시험군 1, 시험군 2, 대조군(위약)으로 나눠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중대한 이상 반응은 발생했으나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다.

반면 투자판단과 관련한 중요사항으로 프로토콜 준수 환자만 분석한 결과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샤페론도 보도자료를 통해 누세핀 임상 2b상 시험에서 우수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거래소의 공시와 샤페론의 입장이 엇갈린 것은 분석 방식 때문이다.

공시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힌 시험분석 결과는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FAS 분석)한 결과다.

이번 임상 시험은 환자에 장착한 인공 호흡기 종류를 2단계 낮추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고하는 방식대로 1차 평가 점수로 측정했다.

누세핀 0.2㎎/㎏을 투약 받은 환자군(시험군1)은 평균 8.56일, 0.4㎎/㎏을 투약 받은 환자군(시험군2)은 평균 7.53일, 위약 투여군은 평균 9.18일이 걸렸다. 임상시험의 유의성을 결정하는 p밸류 값은 0.1138이다. 임상시험이 유의성을 얻기 위해서는 p밸류 값이 0.05이하를 나타내야 한다. 이 때문에 거래소는 누세핀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샤페론은 전체 환자 분석(FAS 분석)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고령환자가 시험군 쪽에 몰리는 한편 임상시험에서 제외됐어야 할 환자들이 제외되지 않고 포함되면서 시험에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체 환자 분석(FAS분석)과 달리 이같은 시험에서 빠져야 할 환자의 데이터를 제외한 PP분석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PP분석 결과 누세핀 0.2㎎/㎏을 투약 받은 환자군(시험군1)은 평균 8.59일, 시험군2(0.4㎎/㎏)은 평균 7.33일, 대조군(위약)은 평균 9.15일이 걸렸다. 이는 FAS분석과 각각 0.03일, 0.2일, 0.03일 차이다. p밸류 값도 0.0173으로 FAS분석 p밸류값 0.1138보다 낮게 나왔다.

샤페론 관계자는 "우리나라 제약사가 글로벌 제약사처럼 충분한 임상 시험 자금이 부족해서 환자들 수를 적게 모으면 임상에 조금만 실수해도 결과 값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며 "PP 분석에서 나온 유효성의 긍정적 결과를 무시하고, FAS 분석만으로 결과를 해석하겠다는 것은 영세 자본의 대한민국 바이오를 모두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까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임상시험 효과는 PP분석 결과로 봐야" vs "FAS 분석 병행해야"

거래소의 공시와 샤페론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누세핀의 임상시험 성공 여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관련 업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임상시험기관 RA 관계자는 "임상시험이 안전성 위주로 체크하기 때문에 전체 분석을 보되 효과나 효능 부분을 볼때는 PP분석을 보는 것이 맞다"며 "PP분석에서 유의성이 확보됐다면 효과를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유의미한 결과라는 것이 숫자가 적으면 엄청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임상계획서에서 유효하다는 것이 통계적 근거가 몇명 정도로 돼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적은 숫자의 대상으로 시험이 이뤄질 경우 작은 변수에도 수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전체 환자 분석을 같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샤페론 측은 추가 시험 대신 전체 보고서가 나오면 당국에 시험 결과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페론 관계자는 "이번 공시는 1차 지표만을 바탕으로 한 것인데 한두 달 후에 전체 최종 보고서가 나온다"며 "최종보고서를 바탕으로 FAS분석이 왜 이렇게 나왔고, PP분석에서 어떻게 효과가 입증됐는지를 식약처에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내부적으로는 충분히 3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도 "다시 임상을 하기에는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식약처와 협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식약처는 샤페론 임상결과에 대해 "업체가 다음 임상 신청 때 설명해오거나 하면 민원 상담이 열려 있으니 상담을 통해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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