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요청대로…日 '對中 반도체 규제' 돌입

윤세미 기자 2023. 7. 2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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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과 미국 반도체리더들의 회동내용이 외신을 통해 공개됐다.

업계는 중국을 겨냥한 정부의 수출통제가 미국의 반도체 리더십을 해친다며 규제중단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가 추가 통제에 대해 뜸을 들이는 가운데 일본은 미국의 요청대로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사실상 대중국 수출통제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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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제조장비 수출통제…中, 원자재 공급 중단 맞불
지난주 美정부 만난 인텔·엔비디아 CEO 발언 공개
"中 수출 없인 美 공장 필요 없어…기술자립만 부채질"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리 조선소에서 미국 내 투자를 강조하는 자신의 경제 정책인 바이드노믹스에 대해 연설했다. /AFPBBNews=뉴스1

지난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과 미국 반도체리더들의 회동내용이 외신을 통해 공개됐다. 업계는 중국을 겨냥한 정부의 수출통제가 미국의 반도체 리더십을 해친다며 규제중단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가 추가 통제에 대해 뜸을 들이는 가운데 일본은 미국의 요청대로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사실상 대중국 수출통제를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 소식통의 말을 인용, 반도체업계 수장들이 지난 17일(현지시간) 회동에서 정부가 새 수출통제를 추진하기 전에 우선 업계에 미칠 영향부터 분석돼야 한다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정부가 추가로 반도체 수출통제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가 적극적으로 문제제기에 나선 것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클라우드 컴퓨팅과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만든 저사양 AI(인공지능)반도체 등을 포함한 추가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주 회동엔 팻 겔싱어 인텔 CEO(최고경영자)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등 미국 반도체 공룡 리더가 총출동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 /AFPBBNews=뉴스1

소식통은 겔싱어 CEO가 이 자리에서 중국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지 못하면 200억달러(약 25조6000억원)를 투자하는 오하이오주에 새 공장을 지을 필요가 줄어든다면서 바이든정권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노력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귀띔했다.

최근 AI의 인기로 수혜를 누리는 엔비디아의 황 CEO는 중국에 반도체 판매를 금지하면 대체품 수요만 부채질하게 될 것이란 우려를 전했다고 한다. 퀄컴의 경우 중국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60% 이상이며 인텔은 매출의 약 4분의1, 엔비디아는 5분의1을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지난 17일 회동에서 정부 관계자들은 기업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도 구체적인 약속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회동에 참석한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1일 지금까지 대중 수출통제가 정밀겨냥돼 미중간 반도체 거래에 큰 영향이 없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효과적이었다고 밝혔다.

반도체업계는 미중 패권전쟁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앞서 미국은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의 반도체굴기를 견제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를 적용하고, 네덜란드와 일본에 동참을 요구했다.

일본은 지난 23일부터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23개 품목에 대해 수출통제에 동참했다. 신규 규제 품목을 미국이나 한국 등 우호적인 42개국·지역을 제외한 곳에 수출하려면 경제산업성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수출통제 품목엔 반도체 회로의 미세 가공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기억소자를 입체적으로 쌓아 올리는 식각(에칭)장비 등이 포함된다. 첨단 로직칩 제조에 필수적인 장치들이다.

일본국제문제연구소의 다카야마 요시아키 연구원은 이번 조치를 두고 "최소 중단기적으로 중국의 최첨단 반도체 제조는 절망적"이라고 평가했지만, 잇단 규제는 서방기업의 피해로도 이어질 상황이다.
중국은 당장 다음달부터 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원자재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하는 등 보복에 나서기로 했다. 중국은 세계 갈륨, 게르마늄 공급량의 각 94%, 83%를 맡았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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