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수 트와이스와 개인톡"…K팝 뜨자 주목받는 이 종목

김진석 기자 2023. 7. 24.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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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디어유
2Q 매출 63%·영업익 95% ↑, 분기 최대 전망
SM 위버스 입점·JYP 이탈 우려, 주가는 하락
아티스트 확대·해외진출 등 신사업 '가속 페달'
상반기 구독자 60만명 유입, 하반기 성장 기대
팬플랫폼 버블/사진=디어유 홈페이지 갈무리

상반기 증시는 업종에 치우친 상승세가 유독 돋보였다. 이차전지부터 반도체, 인공지능(AI)에 이르는 기술주들이 순환매 장세를 보이는 와중 깜짝 등장한 업종은 바로 '엔터주'였다. 하이브를 비롯해 JYP Ent.,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에스엠 등 대형 엔터주부터 중소형 엔터주까지 동반 고공행진이 이어졌다.

증시가 하반기에 들어섰지만 변동성은 여전하다는 게 증권가 전반의 의견이다. 불확실성이 만연한 시장에서는 굳건함을 보인 업종과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 혼란스러운 시장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던 K-POP(케이팝)이다. 관련 종목들은 빠른 속도로 그 규모를 키워가고 있어 변동성을 잠재울 '적임주(株)'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업황의 수혜를 강하게 볼 것으로 예측되는 팬플랫폼 기업 디어유에 이목이 쏠린다. 디어유는 아티스트와 팬이 1대1로 대화할 수 있는 '버블'을 운영하고 있어 엔터주 성장의 낙수효과를 보고 있다. 증권가는 디어유를 '케이팝의 글로벌 저변 확대를 실적에 가장 뚜렷하게 담을 수 있는 종목'이라고 설명한다. 실적면에서 견조함을 겸비한 디어유는 연속 분기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독보적 팬플랫폼 기업…그 시작은?

지난 21일 코스닥 시장에서 디어유는 전 거래일보다 900원(2.31%) 내린 3만8100원에 마감했다. 지난 2월 10일 장중 52주 최고가 5만8000원을 터치한 후, 서서히 내려 3만~4만원대를 횡보한다.

디어유는 '에브리싱'에서 시작됐다. 에브리싱은 2017년 에스엠이 모바일 노래방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며 출자한 기업이다. 2019년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업체인 브라이니클과 합병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에브리싱과 만난 브라이니클은 돈톡, 위비톡을 개발한 메신저 앱 강자였다. 엔터와 IT, 각 분야 강자들의 만남은 파급력 높은 플랫폼을 개발하기에 충분했다. 2020년 2월 '디어유 버블'이 처음 공개됐다. 버블을 통해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에게 개인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답장도 실시간으로 전달받을 수 있게 됐다.

팬덤과 아티스트를 이어줄 매개체의 등장이었다. 이들이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는 텍스트에 그치지 않는다. 아티스트는 구독자에게 사진, 음성메시지는 물론 동영상까지 전송할 수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 업종의 넥스트 스테이지(NEXT STAGE)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버블은 아티스트의 입장에서도 매력도가 높다. 팬덤 관리와 수익화를 동시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버블만큼 팬과 아티스트가 밀접한 관계로 소통하며 간편하게 수익까지 발굴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적은 '맑음'…주가는 '흐림'

실적은 눈부시게 성장하는데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근심이 크다. 디어유의 실적은 분기 최대치 경신이 지속될 만큼 견조하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한 164억원, 영업이익은 27% 증가한 57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평균 구독 수가 58% 늘어난 205만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2분기 역시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디어유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3%, 95% 증가해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에만 구독자 60만명이 유입됐다는 분석에서다. 30만명은 경쟁사 유니버스 통합 효과, 그 외는 자연적 성장으로 해석된다.

버블의 구독자 수는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총 523명의 아티스트가 입점했고, 구독자 수는 230만명으로 추산된다. 2년 전 120만명을 웃돌던 것과 비교해 2배가량 많아졌다. 높은 구독 유지율도 안정적인 수익 구성을 돕는다. 90%가 넘는 구독 유지율은 증가율을 바탕으로 한 큰 폭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원치 않은 주가에 대해 증권가는 악재만 과하게 선반영된 결과라고 말한다. 가장 큰 악재라고 평가받던 이슈는 에스엠의 '위버스' 플랫폼 입점이다. 위버스는 하이브가 운영하는 팬플랫폼으로 버블과는 경쟁 관계다. 에스엠 소속 아티스트들은 버블과 동시에 위버스에서도 활동하게 됐다.

JYP의 독립 플랫폼 출시도 우려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지난해 스트레이키즈에 이어 트와이스의 글로벌 팬클럽까지 버블 서비스 내 전용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결정하면서 해소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획사와 아티스트 관련 리스크가 모두 시장에서 제기됐다"며 "상반기에 나올 악재는 다 나왔고 더 이상의 흔들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브·더보이즈 입주완료…신사업 '무럭무럭'

[서울=뉴시스] 2023.01.11.(사진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디어유의 반등을 이끌 모멘텀은 풍부하다는 평가다. 아티스트의 추가 입점과 제품 라인업의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상반기 유니버스 통합을 통한 IP(지적재산권) 유입이 이어졌다면, 하반기에는 데뷔를 앞둔 신인 아티스트들이 입점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최근 JYP 레이블의 중국 보이그룹 '보이스토리'가 추가된 데 이어 3·4분기에 데뷔하는 JYP, 에스엠 소속 다른 IP들도 입점할 계획이다.

지인해 연구원은 "에스엠과 JYP의 신인 그룹이 하반기 각각 3팀씩 예정돼 있다"며 "보통 데뷔 후 팬클럽 및 버블이 오픈될 때까지 약 6개월이 소요되는 것을 가정해 다음 해 1분기 유료 구독자의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LOUD'의 경우 데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팬덤을 기확보한 상태로 오픈 소요 시간이 더 짧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2월에는 △아이브 △몬스타엑스 △더보이즈를, 4월에는 (여자)아이들과 비투비를 IP로 확보했다.

상반기 대비 하반기는 콘서트가 많아지는 시기라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최근 아티스트들은 콘서트를 앞두고 소통 플랫폼을 통해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 지 연구원은 "프로모션을 통해 버블의 활용도는 더욱 확대될 예정"이라며 "기존 스타들의 팬덤 확장에 따른 추가 유료 구독 수 증가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어유는 활동 영역을 점차 넓혀 가고 있다. 사업 초반, 기존 케이팝 아티스트 위주의 플랫폼을 표방했다면 최근에는 배우·크리에이터로의 확대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3월 디어유는 '버블 포 트레져헌터'를 오픈했다. 유튜브, 틱톡 크리에이터 및 인플루언서가 참여하는 서비스다. 같은 해 7월에는 배우 전용 프라이빗 메시지 앱인 '버블 포 액터즈'도 공개했다.

디어유는 하반기 중 '아티스트 손글씨'와 '이모티콘' 서비스도 도입해 디지털 아이템을 통한 수익화에도 도전할 방침이다. 부가 서비스 기능이 더해지면 기존 버블에 대한 구독료 외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잘나가는 케이팝…'물 만난 물고기' 디어(魚)유

호황을 맞았다고 평가받는 케이팝 수혜도 톡톡히 볼 전망이다. 이날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케이팝 음반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1억 3293만달러(한화 약 1683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1% 증가한 수준이다.

디어유의 해외 매출액은 전체 중 77%를 차지한다. 케이팝이 글로벌 음악 시장 침투율을 높여갈수록 디어유에도 긍정적 환경이 조성된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케이팝 산업의 성장과 함께 디어유의 구독 수도 순증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올해는 월드투어가 본격화되는 원년으로 글로벌 팬덤이 커지는 아티스트도 다수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물이 들어찬 상황. 디어유는 열심히 노를 젓고 있다. 추가 수익 증가의 기회를 발굴하고자 해외 진출에 열을 가하고 있다. 디어유는 일본 팬플랫폼 기업 '엠업홀딩스'(m-up holdings)와 손 잡고 '버블 포 재팬'을 출시한다. 해당 서비스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중국에서의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디어유 측은 현지 파트너와 논의하며 서비스 개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엠업홀딩스는 이미 200만명의 유료 구독자 수와 300개 이상의 IP를 확보하고 있어 서비스 출시 후 가파른 구독 수 증가가 예상된다"며 "이후 중국과 미국 라인업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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