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보궤불식/서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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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자박물관의 '신양제기'(新樣祭器) 특별전을 재미있게 봤다.
제사는 천지신명에게 기구(祈求)하는 의례이니 여기 쓰는 그릇은 특별전 부제처럼 '하늘과 땅을 잇는 도자기'가 분명하다.
보궤불식(簠簋不飾)이라는 일종의 사자성어를 눈여겨본 적이 있어 나의 흥미를 좀더 자극했나 보다.
'윗사람이 예의로 아랫사람을 대하면 아랫사람도 정도를 지켜 보답한다'는 의미가 보궤불식에 담겨 있다는 사실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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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자박물관의 ‘신양제기’(新樣祭器) 특별전을 재미있게 봤다. 제사는 천지신명에게 기구(祈求)하는 의례이니 여기 쓰는 그릇은 특별전 부제처럼 ‘하늘과 땅을 잇는 도자기’가 분명하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보(簠)와 궤(簋)였다. 보궤라고 붙여 쓰곤 한다. 보는 겉이 둥글고 속이 사각인 반면 궤는 겉이 사각이고 속은 둥근 형제 그릇이다. 보궤불식(簠簋不飾)이라는 일종의 사자성어를 눈여겨본 적이 있어 나의 흥미를 좀더 자극했나 보다. 청렴하지 못한 공직자를 가리키는 은유적 표현이라 한다.
용인 서리가마에서 출토됐다는 11세기 보궤는 보기 드문 고려백자다. 장식성을 배제한 특유의 우유 빛깔 그릇에서는 종교적 엄숙성과 순수성이 교차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윗사람이 예의로 아랫사람을 대하면 아랫사람도 정도를 지켜 보답한다’는 의미가 보궤불식에 담겨 있다는 사실도 배웠다. 세상에 박물관은 많고, 모르는 것은 훨씬 더 많다는 깨우침을 얻기에 충분했다.
서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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