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네덜란드 농업은 지금도 빠르게 혁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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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한국 국토 면적의 3분의 1 크기이고, 인구는 1780만명 정도로 크지 않은 나라다.
하지만 이 나라를 소개할 때면 '작지만 강한 나라' '농업 선진국'이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으며, 실제로 네덜란드는 농식품 수출 세계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국가다.
최신 농업분야에서 어떻게 혁신이 이뤄지는지 목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00년 이상의 온실 기술을 축적한 네덜란드처럼, 대한민국도 농업 혁신의 경쟁력을 재고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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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한국 국토 면적의 3분의 1 크기이고, 인구는 1780만명 정도로 크지 않은 나라다. 하지만 이 나라를 소개할 때면 ‘작지만 강한 나라’ ‘농업 선진국’이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으며, 실제로 네덜란드는 농식품 수출 세계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국가다. 경지 정리 및 경제의 규모화를 일찍이 시행해 온실 시설을 지을 수 있는 근간을 만들었고, 100년 이상의 온실 기술이 축적된 나라라서다.
이처럼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에서 대학을 다녔고 현재는 국내에서 농산업에 종사하는 필자지만, 얼마 전 네덜란드에 출장을 다녀오면서도 감회가 새로웠다. 최신 농업분야에서 어떻게 혁신이 이뤄지는지 목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변화는 네덜란드 스히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느껴졌다. 예년보다 물가가 크게 올랐던 탓이다. 미팅이 잡힌 농업 기업에 방문하던 차에 생필품 가격이 많이 오른 이유를 물어보니, 현재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위기를 겪고 있고, 물가뿐만 아니라 에너지 비용이 매달 오르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물론 농업도 이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필자가 방문한 지역은 웨스트란드라는 농산업 회사와 농장이 모여 있는 지역인데, 근처 농산업 회사와 농장 역시 에너지 파동으로 15∼20%가 도산했다고 전해 들었다. 이렇게 도산한 농산업체는 경매에 부쳐져 비교적 재무 구조가 견실한 농업 회사나 농장에 인수되고, 이제 이들은 축구장 수십개를 합친 크기보다 더 거대한 규모의 온실로 합병돼 규모의 경제화에 초점을 둔 농업을 하고 있었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온실 시공회사를 방문하면서 필자는 고도의 분업화를 배울 수 있었다. 이들은 “1%의 광이 증가하면 1%의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 온실 시공을 할 때도 이 부분을 적용하는데, 식물이 자연광을 조금이라도 더 잘 받게 하려고 구조물을 특수 레이저 커팅해 식물에 최적화한다.
신기한 점은 주요 기술을 보유한 온실 시공회사가 스마트팜에 들어가는 종자, 관수, 배지(인공토양), 전기, 스크린 보급 등을 전부 독점하는 게 아니라, 지역의 농산업 회사들과 분업하고 각자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을 협업하며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는 데 전념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내 모교이기도 한 바헤닝언대학교에도 오랜만에 들렀다. 네덜란드 식물·환경 표현형 센터(NPEC)라고 이름 붙은 새로운 연구센터도 들어섰는데, 이 센터야말로 네덜란드가 현재 지향하는 농업을 잘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원 소비 절감’에 집중하는 농업, 한마디로 ‘과학적 순환농업’을 목표로 연구하는 것 말이다. 이곳에선 종자 개발부터 수확까지 모든 영역에서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현재에 머물지 않고 무한한 미래를 상상하며 꾸준히 새롭게 혁신하고 있었다. 이들의 모습에서 혁신적인 농업적 사고란 무엇일까 생각해볼 수 있었다.
100년 이상의 온실 기술을 축적한 네덜란드처럼, 대한민국도 농업 혁신의 경쟁력을 재고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
최대근 파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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