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뭉쳐야 겨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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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산업이 위기에 처했다는 건 더이상 뉴스가 아니다.
한우고기 도매값이 20% 이상 폭락하며 농가 피해가 커졌고 지난 1년간 문을 닫은 한우농장수는 2640곳에 이른다.
이 또한 누군가에겐 별로 새롭지도 않은 일이겠지만, 많은 보통의 한우농가가 듣기엔 힘이 빠지는 말임엔 분명하다.
한우산업에서 중요한 두 단체인 전국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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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산업이 위기에 처했다는 건 더이상 뉴스가 아니다. 한우고기 도매값이 20% 이상 폭락하며 농가 피해가 커졌고 지난 1년간 문을 닫은 한우농장수는 2640곳에 이른다.
그렇다면 이처럼 엄중한 시국에 정작 업계 내부에선 소모적인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은 어떨까. 이 또한 누군가에겐 별로 새롭지도 않은 일이겠지만, 많은 보통의 한우농가가 듣기엔 힘이 빠지는 말임엔 분명하다.
한우산업에서 중요한 두 단체인 전국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의 이야기다. 최근 두 단체는 사사건건 부딪쳤다.
협회 주최로 국회에서 한우 수급대책 수립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던 6월27일, 자조금관리위원회도 서울 서초구에 있는 제2축산회관에서 같은 시각에 열렸다. 두 행사 모두 산업의 미래를 논하는 중요한 일인 만큼 날을 달리 개최해 양측이 각각 협력했어야 했다는 게 대다수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하지만 끝끝내 각자 일정을 강행하면서 한쪽이 다른 한쪽을 서로 배제하는 모양새가 됐다. 여기서 누가 먼저 날을 선점했느냐를 따지는 건 또 다른 의미 없는 논쟁일 것이다.
이달 초에는 자조금 주관으로 한우 소비 활성화 및 가격안정을 위한 현장 소통 간담회가 예정돼 있었는데 별안간 취소되기도 했다.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다더니 정작 두 단체간 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간담회가 미뤄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두 단체가 참여하는 공동 주관 행사가 있을 때면 ‘어느 단체 이름이 먼저 나와야 한다’류의 현대판 예송 논쟁이 벌어지는가 하면, 비용 정산 시 단어 하나하나를 현미경을 놓고 들여다보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일도 빈번하단다. 윗선뿐만 아니라 실무단계에서도 직원간에 날을 세우는 일이 적지 않으면서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지금이 그런 이전투구를 벌일 한가한 때인가. 공급과잉에 외국산 공세에 질병·환경 문제까지 힘을 합쳐도 겨우 이길까 말까 한 적(敵)은 이미 차고 넘치지 않나.
최근 말레이시아로의 한우고기 수출 성공은 좋은 참고 사례다. 5월11일 수출 최종 논의를 위해 우리나라 장관이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날, 국내에선 구제역이 터지는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당국과 수출 관계자, 농가가 모두 힘을 합쳐 대응했고, 말레이시아로 초도 물량을 보내는 데 성공했다. 해당 물량은 월 10마리 내외로 얼핏 보잘것없을지 모르지만 19억명에 이르는 이슬람시장을 공략할 교두보로 높게 평가된다. 이처럼 이젠 ‘협회와 자조금이 협력하더니 안될 일도 되게 만들더라’는 뉴스도 좀 전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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