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기다리라"던 전기차, 한 달이면 산다…판매량 '주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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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장세를 유지하던 전기차 시장이 올 상반기 들어 주춤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줄지는 않고 있지만 차량 대기기간이 매우 짧아졌고 국내의 경우 늘 조기 소진을 우려했던 전기차 보조금이 남아 돌기 시작했다.
23일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서울시의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받고 출고한 차량은 3804대로 올해 지원하기로한 7800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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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장세를 유지하던 전기차 시장이 올 상반기 들어 주춤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줄지는 않고 있지만 차량 대기기간이 매우 짧아졌고 국내의 경우 늘 조기 소진을 우려했던 전기차 보조금이 남아 돌기 시작했다.
23일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서울시의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받고 출고한 차량은 3804대로 올해 지원하기로한 7800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기차 판매 1·2위를 기록하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의 수요가 급감한 모양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극심했던 시기 한 때 2년 이상 기다려야 했던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대기기간도 1개월 남짓이다.
현대차·기아의 7월 납기표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5는 1.5개월 △아이오닉6 1개월 △기아 EV6, EV9 1개월 △제네시스 GV60 1개월 등 대기 기간이 줄어들었다. 수요가 적어 생산을 조절했던 제네시스 GV70 일렉트리파이드도 1개월만 기다리면 받을 수 있다.
판매 실적도 저조하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등록기준 아이오닉5는 올해 상반기 9534대가 팔렸다. 전년 동기 1만4179대 대비 판매량이 3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EV6는 1만653대 팔려 11.3%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에 생산된 아이오닉5에 한해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이오닉6와 EV9은 신차인데도 대기기간이 짧다. 반면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현대차그룹만의 문제는 아니다. 정부 등에 따르면 수입차를 포함한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63.8% 증가했는데, 올 상반기엔 13.7% 늘어나는데 그쳤다.
해외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은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2021년 94%, 2022년 67%, 올 상반기 50%로 떨어지는 추세다. 전기차 재고도 쌓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미국의 전기차 재고는 약 9만2000대로 전년 대비 4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 물량이 소진되는데 필요한 기간은 평균 92일로 집계됐다. 중국은 지난해 93% 늘었는데, 올 상반기는 44% 증가에 그쳤다.
업계에선 전기차의 가격은 오르는데 각 국이 지급하는 보조금 규모는 줄어들거나 그 기준이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라고 본다. 한국은 구매보조금 지급 대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1대당 지급하는 보조금 규모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 2018년 대당 최대 1200만원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680만원으로 반토막났다. 미국은 IRA(인플레이션감축법)를 제정해 보조금 수령 기준을 크게 높였다. 중국은 올해부터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여기에 제조사가 주행거리가 늘어난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가격은 비싸졌다. 기아 준대형 전기 SUV EV9은 레벨3 자율주행 기능 등 신기술이 들어가 옵션을 전부 선택하면 1억원이 넘는다. 제네시스 GV80의 풀옵션 가격과 비슷하다. 전기차가 비싼 이유는 배터리 때문인데, 동급 내연기관차 대비 30~40% 더 비싸다.
전기차를 구매할 돈으로 내연기관차에선 한 두 차급을 더 올려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대중화'가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신기술을 먼저 경험해보려는 '얼리어답터'들은 전기차를 다 구매했고, 가성비가 제일 중요한 대다수 소비자들은 여전히 2000~3000만원대의 내연기관차를 선택한다는 얘기다.
한 시장조사기관 관계자는 "인프라 문제도 있지만 결국 지나치게 비싼 게 전기차 대중화의 걸림돌"이라며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가격이 비슷해지는 시점에 도달해야 의미있는 성장세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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