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사, 수능출제 경력 활용해 몸값 높여”

김연주 기자 2023. 7. 2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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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출제위원 절반이 현직 교사… 사교육업체, 출제 경험자에 눈독

교육계는 대형 입시 학원에서 거액을 받은 현직 교사 중 일부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수능 관련 경력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평가원은 매년 수능과 수능 모의고사 출제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이다. 대입뿐 아니라 임용고시 등 각종 국가 시험을 출제하고 초·중·고의 교육 과정도 개발한다. 국가 핵심 시험과 교육 관련 중요 연구를 담당한다.

이 중 가장 민감한 것이 수능 출제 관련 업무다. 매년 수능 출제에는 500명에 달하는 교수와 현직 교사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제 위원이 문제를 만들면 검토 위원이 문제의 오류 여부를 살피는 구조다. 출제위원 중 대학교수와 현직 교사 비율은 2022학년도 수능까지는 55대45로 교수가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2023학년도 수능부터 교육부가 교사 비율을 더 높여 출제 위원의 절반이 교사로 알려졌다.

대입 사교육 업체들은 수능 출제 경험에 눈독을 들인다. 수능 문제가 출제되는 과정을 알 수 있고 수능과 유사한 문제를 만들면 수능 적중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수능에 근접한 문제를 만드는 학원일수록 수험생이 몰려 큰돈을 버는 구조”라며 “그러니 수능 출제 교사에게 거액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평가원은 수능 출제 경험이 있는 교사들을 재기용하는 경우가 많다. 매년 출제진에 현직 고교 교사가 200여 명씩 필요한데, 입시 문제를 낼 수준의 교사를 새로 찾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수능을 냈던 교사가 다시 수능 모의고사도 내고, 시도교육청의 전국 학력평가에도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교육 당국 관계자는 “출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많으면 난이도 조절 등이 엉망이 된다”며 “수능 출제자의 절반이 출제 유경험자일 수도 있다”고 했다. 국어 모의고사를 만들어 입시 학원에 팔아온 A연구소 대표도 “수능 출제에 8회 참가했다”고 홍보했다.

교육계 인사는 “수능 출제진 교사가 사교육 업체에 문제를 납품하고, 몇 년 뒤 다시 출제위원이 되면 학원에 팔았던 것과 유사한 문제를 수능에 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입시 업계 관계자는 “학원들은 현직 교사들에게 문제를 사는 경우가 많은데, 그 교사가 수능 출제위원이 되면 학원 몸값을 높일 수 있다”며 “학원과 수능 출제진 간의 이권 카르텔을 깨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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