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은 댐 업그레이드 한창… 한국은 ‘4대강’ 이후 0건

박상현 기자 2023. 7. 2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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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높이거나 하천 바닥 준설… 저수 용량 2배 이상 늘리기도
1943년 완공된 후 2014년 증고한 미국 샌 빈센트 댐. 높이를 67m에서 102.7m로, 저수용량을 1억1100만t에서 2억9900만t으로 늘렸다. /조선DB

세계 주요국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강수에 대비해 치수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댐을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해 하천의 ‘물그릇’을 키우고 있다. ‘댐 리모델링’은 기존 댐의 높이를 높이고 바닥을 준설해 저수 용량을 늘리는 사업이다. 재생에너지인 수력 발전의 용량을 늘리는 효과도 있다.

일본은 중앙정부가 총 15건의 댐 신·증축을 진행하고 있다. 1957년 완공된 가쓰라자와 댐의 경우 높이를 63.6m에서 75.5m로, 용량을 9270만t에서 1억4730만t으로 늘리는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1955년 지어진 신마루야마댐도 높이를 98.2m에서 122.5m, 용량을 7950만t에서 1억4600만t으로 늘리고 있다. 수십 년 전 댐을 지을 때 강수와 최근의 폭우는 양상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도 댐 용량을 늘려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1943년 지은 샌 빈센트댐의 높이를 67m에서 102.7m, 용량은 1억1100만t에서 2억9900만t으로 두 배 이상 늘려 2014년 재가동했다. 폴섬댐도 저수 용량을 확대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 역주행이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 1월 4대강 보를 해체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작년 초 최악의 가뭄이 발표됐는데도 보 수문 개방을 강행해 모아둔 물을 흘려 보냈다. 국가 주도의 댐 건설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4대강 사업’을 악마화하며 치수 관련 토목 사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하천에 손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환경 단체들이 주요 치수 사업에 관여했다. 정부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전 세계가 치수 사업에 속도를 냈는데 우리만 하천을 방치하고 있었다”고 했다. 최근 환경부는 “4대강 16개 보를 모두 존치하고 댐 신설과 하천 준설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신규 댐 건설은 총 3건, 댐 리모델링은 0건이다. 댐을 손보더라도 기존 댐에 수로를 추가해 물이 빠져가나는 길을 더 만든 적은 있지만 댐 자체 용량을 늘린 사례는 없다. 신규 댐의 경우 2012년 장기 댐 계획에 따라 한강 유역의 원주천댐, 낙동강 유역의 봉화댐이 추진된 이후 10년간 댐을 짓지 못했다. 포항 항사댐 건설은 2017년 논의가 시작됐지만 그동안 진전이 없었다. 그런데 작년 9월 태풍 ‘힌남노’로 포항의 형산강 지류인 냉천이 범람해 인명 피해가 발생한 후에야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댐 신축과 동반하는 지류 정비를 서둘렀으면 포항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재해 중 가장 많은 사망자와 피해액을 일으키는 것이 ‘기후와 물 관련 재해’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최근 50년(1970~2019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재해 중 발생 건수 기준 79%, 사망자 56%, 피해액 75%를 차지했다. 특히 아시아의 피해가 컸다. 전 세계 기후·물 관련 재해의 31%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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