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넘친 충북 괴산댐, 다목적댐으로 바꿔야”
최근 기후변화로 ‘극한 강수’가 빈번해지면서 ‘물그릇’이 작은 발전용댐을 장기적으로 이·치수 능력을 갖춘 다목적댐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집중호우는 더 잦아질 전망이다. 다목적댐은 한 번도 물이 넘친 사례가 없다.
23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지난 15일 댐의 물이 넘친 충북 괴산댐의 경우 2017년에도 물이 넘치기 직전까지 차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후 추가적인 치수 대책은 없었다. 국내 댐은 발전용과 다목적 두 종류가 있는데 괴산댐은 발전용이다. 발전용은 다목적댐에 비해 저수 용량이 작다.
괴산댐은 남한강 지류인 달천(達川)을 가로질러 만든 댐이다. 1952년 11월 공사를 시작해 1957년 2월 완성됐다. 댐이 건설되며 만들어진 칠성호가 괴산군 칠성면·문광면·청천면 3개 면(面)에 걸쳐 있다. 국내 다목적·발전용댐 중 물이 넘친 첫 사례도 1980년 7월 22일 괴산댐이었다. 두 번 다 같은 댐이 넘친 것이다.
괴산댐처럼 발전용 댐은 수차 발전기를 돌리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댐 안에 물을 저장하는 용량이 클 필요가 없다. 물 그릇 자체가 작다. 댐이지만 치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괴산댐은 유역 면적에 비해 댐 용량이 작아 홍수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괴산댐의 유역 면적은 671㎢인데 총 저수 용량은 1532만9000㎥에 그친다. 다목적댐인 소양강댐과 비교할 경우 유역 면적은 4분의 1 수준인데 저수용량은 190분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1973년 소양강댐 완공 이후 서울의 홍수 피해는 대폭 줄었다.
이번 집중호우를 대비해 다목적댐들은 미리 물을 빼놓았다. 댐으로 들어온 강수의 3분의 2가량을 가두면서 하류에 물이 차오르는 시간을 벌어줬다. 이런 효과 때문에 기존 발전용댐을 다목적댐으로 리모델링해 치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발전용댐의 높이를 높이거나 하천 바닥을 파내는 준설을 통해 댐의 용량을 늘리면 홍수 예방도 하면서 기존 수력 발전도 계속할 수 있다. 이번에 홍수 피해를 입은 괴산 주민들은 지방자치체에 “괴산댐을 다목적댐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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