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공포증, 승리가 묘약… 쑥쑥 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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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이' 신유빈(19·대한항공)은 5월 20일 열린 2023 더반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 1회전을 앞두고 오른쪽 손목이 저릿한 느낌을 받았다.
17일 인천 팀 훈련장에서 만난 신유빈은 이 대회 시작 전부터 '부상의 기억'과 싸워야 했다고 고백했다.
신유빈은 2021 휴스턴 세계선수권 단식 1회전 이후 피로 골절로 손목 통증에 시달렸다.
당시 세계랭킹 20위였던 신유빈은 이 대회 단식 1회전부터 리위준(25·대만·71위)에게 0-2로 끌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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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하며 세계 9위까지 도약
“랠리 능력 더 완벽하게 다듬어
9월 亞게임서 강자들 꺾어야죠”
‘삐약이’ 신유빈(19·대한항공)은 5월 20일 열린 2023 더반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 1회전을 앞두고 오른쪽 손목이 저릿한 느낌을 받았다. 17일 인천 팀 훈련장에서 만난 신유빈은 이 대회 시작 전부터 ‘부상의 기억’과 싸워야 했다고 고백했다.
“손목을 처음 다쳤던 게 2년 전 세계선수권 1회전 때였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대회를 앞두고 몸살에 걸린 것처럼 몸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더라고요. 그러면서 ‘이번 대회에서도 또 다치면 나 정말 무너질 것 같은데…’ 하는 걱정이 들었어요.”
신유빈은 2021 휴스턴 세계선수권 단식 1회전 이후 피로 골절로 손목 통증에 시달렸다. 지난해 5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피더 시리즈를 통해 복귀전을 치렀지만 통증이 재발해 손목뼈에 핀을 박는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그해 9월 말 다시 손목 통증이 찾아와 10월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도 포기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가짜 통증이었어요. 1회전에서 (4-1) 승리를 거둔 뒤에는 ‘일단 저번 대회보다 잘했네?’라는 생각에 정말 행복했어요. 그랬더니 걱정도 아픔도 거짓말처럼 사라지더라고요. 3회전부터는 마치 소풍 가기 전날 밤처럼 ‘빨리 내일이 오면 좋겠다’는 설렘 속에 잠들 정도가 됐어요.”
신유빈은 결국 개인 두 번째 세계선수권 출전이던 이 대회에서 단식 16강(4회전)까지 올랐다. 복식 결과는 더 좋았다. 신유빈은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와 짝을 이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7년 뉴델리 대회 금메달 이후 한국이 세계수권 여자 복식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었다.
신유빈이 부상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난 건 지난달 WTT 라고스 컨텐더 때였다. 당시 세계랭킹 20위였던 신유빈은 이 대회 단식 1회전부터 리위준(25·대만·71위)에게 0-2로 끌려가고 있었다.
“부상을 피하는 데만 신경을 쓰다 보니 기술적으로 ‘어떻게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갈 자리가 없더라고요. 손목 걱정 때문에 그저 반사신경만을 이용해 상대를 이기려 하는 습관이 생긴 걸 그때 알게 됐어요. ‘앞으로 탁구를 계속 이렇게 하면 정말 큰일 나겠다’ 싶었죠.”
‘유레카’를 외친 신유빈은 3∼5세트를 모두 잡아내며 리위준에게 3-2 역전승을 거둔 뒤 결국 대회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어 튀니스 대회에서 준우승, 자그레브 대회에서 8강에 오르며 세계랭킹을 9위까지 끌어올렸다. 신유빈이 세계랭킹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초만 해도 잘하면 13위 정도는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기대보다 성적이 빨리 올라왔어요. 앞으로 실력이 더 단단해지면 랭킹도 자연스레 더 올라가지 않을까요?”
신유빈의 다음 목표는 9월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오르는 것이다. 선수별 출전 종목은 미정이지만 신유빈이 올해 대표 선발전에서 7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한 만큼 단식, 복식, 혼합복식, 단체전 등 전 종목에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팀 김경아 코치님(46)은 제 랠리 능력이 안정적인 게 장점이라고 하시는데 지금보다 랠리 능력을 더 완벽하게 만들어야 아시안게임에서 톱 클래스 선수를 만나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테이블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든 상대 공을 안정적으로 받아낼 수 있도록 스텝 훈련에 몰두하고 있어요.”
신유빈은 손목 부상으로 지난해 대표 선발전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면서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된 덕에 항저우행 티켓을 따낼 수 있었다.
“재선발전을 거쳐 아시안게임에 나가게 됐으니 이게 얼마나 천금 같은 기회예요? 이제는 몸도 괜찮고 마음의 트라우마도 떨쳐 냈으니 탁구 팬 여러분께 메달로 보답할게요!”
인천=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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