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톡톡] 휴가 이면의 초라함, 나는 왜 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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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5일 주어지는 여름휴가, 어떻게 해야 더 효용성 있게 쓸 수 있을까? 몇 번이고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붙여서 사용하면 확실히 쉬는 느낌이 나지만 복귀했을 때의 후폭풍이 클 것이다.
매일 근태를 입력할 때마다 휴가까지 며칠이나 더 출근해야 하는지, 남은 3일은 어떻게 써야 좋을지 머리를 굴린다.
더군다나 내년부터는 최저시급으로 일해도 월 200만원을 번다는데, 적당한 업무 강도와 임금의 직종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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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5일 주어지는 여름휴가, 어떻게 해야 더 효용성 있게 쓸 수 있을까? 몇 번이고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붙여서 사용하면 확실히 쉬는 느낌이 나지만 복귀했을 때의 후폭풍이 클 것이다. 나눠서 쓸 경우 한 달 이상 주 4일제로 살 수 있지만, 업무로부터 완전히 떨어질 순 없다. 요리조리 고민한 끝에 이틀을 먼저 쓰기로 결정했다. 결재를 올리고 며칠 뒤, 인사관리 시스템에 들어가니 상신한 날짜에 ‘휴가’라고 등록돼 있었다. 매일 근태를 입력할 때마다 휴가까지 며칠이나 더 출근해야 하는지, 남은 3일은 어떻게 써야 좋을지 머리를 굴린다.
휴가를 신중하게 계획할수록, 남은 근무일을 계산하는 날들이 늘어갈수록 어째 마음이 씁쓸하다. 365일 중 불과 5일뿐인 휴가만 기다리는 내 모습, 참 초라하다. 매주 7일 중 이틀뿐인 주말을 기다린다고 생각해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는다. 3분의 1도 안 되는 시간을 위해 5일을 버티고 있나? “퇴사한다고 해도 말릴 사람 하나 없는데 무엇하러 이러고 있는 건가?” 새삼 내가 왜 일하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첫 번째로 돈이다. 돈을 안 주면 출근하지 않을 것이므로 부정할 수 없는 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월급과 직장 만족도가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 월 소득이 높은 직장 및 직업은 대부분 업무 강도와 시간이 높은 것을 알기에 마냥 부럽지도 않다. 더군다나 내년부터는 최저시급으로 일해도 월 200만원을 번다는데, 적당한 업무 강도와 임금의 직종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두 번째는 안정감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선다. 같은 시간에 아침·점심을 먹고 비슷한 시간에 집으로 향한다. 사람이 가득 찬 퇴근길 만원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면 피로가 몰려온다. 한편으로는 이 많은 사람들과 비슷한 ‘평범한 삶’을 산다는 게 안도가 되기도 한다.
세 번째는 성장이다. 막상 많이 쉰다고 해도 몇 주나 좋을지 의문이다. 개인적으로는 1주일에 연휴가 이틀 더 있을 때(주 3일제) 행복과 성취감이 최고 효용을 찍었다. 역설적이게도 잘 쉬다 보니 내 안의 성장에 대한 욕망이 있음을 발견했다. 오늘도 할 일을 했다는 느낌, 가치 있는 하루를 보냈다는 느낌,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느낌을 받고 싶다.
몇 년 전 사이먼 사이넥 작가의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책을 읽고 배신감을 느꼈다. 내가 찾던 건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는데 ‘왜(why)의 중요성’만 다뤘기 때문이다(이후 책 제목은 영문명과 동일한 <스타트 위드 와이>로 변경됐다). 명쾌한 하나의 대답이 없는 질문이기 때문일까? 요새 내가 일하는 마지막 이유는 ‘왜 일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기 위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일도 아무튼 출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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