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 볼 시간이 없었다, 2루타나 홈런만 맞아서…” KIA 29세 베네수엘라 특급의 스쿼트 견제는 쭉~[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1루 주자 볼 시간이 없었어요.”
KIA 김종국 감독이 슬며시 웃었다. 결과적으로 마리오 산체스(29)는 이중키킹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일 뿐, 특유의 ‘스쿼트 견제’는 해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단, 자세가 일정해야 한다. 어깨 움직임이 1루로 향해야 한다. 어깨가 1루로 열리지 않고 타자 방향으로 가면 ‘기만 행위’에 의한 보크라는 게 KBO 심판위원회의 설명이었다.
그런데 21일 두산과의 후반기 개막전서 산체스의 스쿼트 견제는 전혀 볼 수 없었다. 혹시 본인이 이마저도 논란이 되기 싫어서 하지 않았던 것일까. 전혀 아니다. 김종국 감독은 23일 광주 두산전이 우천취소 되자 “견제동작은 일관성 있게, 완화한 상황서 하면 된다. 본인은 신경도 안 쓰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슬며시 웃더니 “1루 주자를 볼 시간이 없었다. 계속 2루타나 홈런을 맞아서 1루에 주자가 안 나갔다”라고 했다. 김종국 감독의 말이 100% 사실은 아니다. 그러나 거의 사실에 가깝다. 그날 산체스는 1회 김재환에게 중월 2루타를 맞은 뒤 5회 호세 로하스에게 우월 솔로포, 6회 허경민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6회까지 2루타-홈런-홈런을 제외하면 모든 타자를 범타 혹은 삼진 처리했다. 주자가 한번도 1루에 머무르지 않았다. 7회 1사 후 양석환에게 좌월 2루타를 맞은 뒤 로하스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면서 처음으로 1루에 주자가 머물렀다.
후속타자는 강승호. 산체스는 볼카운트 3B1S서 145km 포심을 던져 2루수 인필드플라이로 처리한 뒤 최지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 산체스는 한번도 스쿼트 견제를 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1루에 주자가 있지만, 2루에도 주자가 있기 때문에 굳이 1루주자만 묶을 이유가 없었다. 강승호와의 승부가 가장 중요했다. 양석환과 로하스가 적극적으로 뛰는 주자도 아니다.
즉, 산체스는 1루 주자를 적극적으로 묶을 일이 있다면 특유의 스쿼트 견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단, 이때 심판진이 동작의 일관성을 집중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주자를 묶는 것도 엄연히 투수의 능력이다. 한 베이스 진루를 억제하면 그만큼 실점확률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넓은 의미에선 평균자책점 관리도 된다.
그날 KIA는 최지민이 2사 만루서 박준영에게 우중간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맞고 무너지면서 경기를 내줬다. 결과적으로 산체스가 4실점을 떠안았지만, 투구내용은 9일 KT와의 데뷔전처럼 충분히 압도적이었다. 스위퍼 등 다양한 변화구 구사, 투구판 1루 끝 부분을 밟고 던지는 효과 등 장점이 확실하다. 2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46.
김종국 감독은 “대만에서 뛰다가 왔는데 투구수가 80개를 넘어가니 힘에 부치는 모습은 있다. 그래도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삼진 잡는 능력, 스트라이크 잡는 능력이 좋다”라고 했다. 후반기 1선발의 이유를 증명했다.
[산체스.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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