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마당] 크루즈산업 중심도시 속초시의 항해는 시작됐다
속초시 중요한 지리적 위치
속초~북한 원산~러시아~일본
비교우위 경쟁력 갖춘 항로
마이스산업과의 접목도 가능
쇼핑센터·면세점 등 부재
속초항 기항 활성화 과제
전 세계 크루즈 산업은 2019년까지 연평균 5.3% 수준으로 꾸준히 성장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례없는 침체기를 겪어왔다.
속초시도 예외 없이 2019년 10월 코스타세레나호를 마지막으로 크루즈 입항이 중단돼 2020~2022년 계획돼 있던 35항차의 크루즈가 모두 취소되는 아픔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속초시는 지난해 10월 해양수산부의 크루즈 입항 중단 전면 해제 조치 이후 국내 처음으로 승객을 태운 독일 국적의 아마데아호 크루즈가 올해 3월 13일 속초항을 통해 입항했고 지난 6월 12일에는 약 3년 8개월 만에 내국인 승객과 승무원 등 3000여 명을 태운 코스타세레나호가 속초항을 모항으로 일본으로 출항하게 됨으로써 다시금 속초항 크루즈 뱃길이 열리는 뜻깊은 순간을 맞이했다.
필자는 크루즈 산업 육성을 위해 속초시가 보완해야 할 점과 지향점을 찾고자 속초시의회 및 유관기관·단체, 지역 언론사 등과 함께 속초항 모항 크루즈 시찰단을 꾸려 6월 17일부터 23일까지 코스타세레나호를 탑승해 크루즈 체험 및 기항 도시별 모범사례 벤치마킹, 크루즈 관계기관·단체와의 현장 중심의 소통을 꾀하고자 했다.
이번 시찰단 운영의 목적은 ‘가능성’과 ‘책임감’의 확인이었다.
일본의 여러 기항도시를 방문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속초항이 크루즈 항만으로서 인프라가 잘 준비돼 있고 크루즈 관광도시로서의 매력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환동해권의 관광 관문 항만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해 나간다는 정부의 항만 육성 방향에 걸맞게 크루즈 전용 터미널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가까운 거리에 다양하고 차별화된 크루즈 기항 관광 콘텐츠가 집약돼 있으며 체계화, 조직화된 CIQ를 갖추고 일사불란하게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며 입출국 수속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내세울 만하다.
또한 속초시는 국내 5대 크루즈 항만 중에서도 중요한 지리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과의 관계 경색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향후 종전 및 북한 관계 개선이 이뤄진다면 속초~북한 원산~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일본 주요 기항지를 거쳐 다시 속초에 이르기까지 비교우위의 경쟁력을 갖춘 크루즈 항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또한 필자는 민선 8기 임기 초 속초발전의 미래로 마이스(MICE)
산업을 강조한 기고를 했었는데 크루즈산업과 마이스산업의 접목도 기대할 수 있다.
국제크루즈선사협회(CLIA)에 따르면 최근의 크루즈는 관광 목적 외에도 세미나, 기업연수 목적의 크루즈 탑승이 증가하면서 향후 크루즈 산업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마이스(MICE)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7년 동서고속화 철도, 동해북부선 양대 철도 개통과 함께 양양국제공항 정상화 등 교통 여건이 개선된다면 속초항은 마이스(MICE)와 연계한 크루즈 산업의 중심 항만으로서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크루즈 선박의 안정적인 입출항을 위한 지속적인 준설과 선석 공간 및 주차장 확충, 지자체의 과감한 투자와 지원 등은 속초시가 해양수산부, 강원특별자치도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쇼핑센터·면세점 등 지역 소비 연계 콘텐츠의 부재, 지역 소비 연계를 위한 승객 유인책 마련 등도 속초항의 모항 크루즈 정착 및 기항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할 요소다.
CLIA는 크루즈 관광을 ‘떠다니는 리조트’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이러한 크루즈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와 사회문화적 효과는 자명하다. 단기적으로는 승선 전후 승객과 승무원의 관광 활동으로 인한 지역 소비 효과가 있겠지만 크루즈 산업이 안정 궤도에 접어든다면 선용품 산업, 크루즈 관련 고용 창출 등과 함께 항만시설과 사회·관광 인프라 조성, 관광도시로서의 이미지 제고 등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수치화된 효과를 제시하기 부족할지언정 크루즈 산업을 점진적으로 활성화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시찰단의 방문은 속초항 크루즈 산업 활성화를 위한 현주소와 지향점을 살펴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선사 관계자, 크루즈 탑승객, 언론사, 국내·외 기항도시 관계기관 등 정말 다양한 분야와 관점에서 유의미한 의견이 오갔고 생생한 현장을 눈과 마음에 담아 크루즈 중심 항만으로서의 속초의 무한 가능성과 풀어나가야 할 과제를 동시에 체감할 수 있었다.
속초항 크루즈 산업 발전을 위한 선사 관계자와 언론사의 애정 어린 쓴소리 역시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민선 8기 임기 중 속초항 크루즈 산업과 지역 경제의 동반성장이라는 소명을 완수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을 다짐해 본다.
속초시 크루즈 산업의 미래를 위한 힘찬 항해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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