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과학문화 탐사] 6. 손병구 철원플라즈마산업기술연구원 본부장

황선우 2023. 7. 2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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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과학기술문화 대중화 클러스터 조성 확대해야”
플라즈마 나노소재 합성장치 개발
2020년 강원과학기술대상 수상
청소년 과학체험 확대 관심 제고
지역인재 전문성 강화 전략 필요
청년 유출 방지 지자체 지원 중요

강원도민일보는 강원과학문화거점센터(강원특별자치도·한국과학창의재단·강원연구원)와 ‘강원도 과학문화 탐사’ 기획보도에 나섰다.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에 맞춰 진행되는 이번 기획보도와 관련, 강원과학기술대상 수상자인 손병구 철원플라즈마산업기술연구원 본부장을 만나 강원 과학기술의 발전 방향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

▲ 손병구 본부장.

■ 플라즈마 분야 20여년 경력 바탕 나노소재 합성장치 개발

손병구 철원플라즈마산업기술연구원 본부장은 강원특별자치도 과학기술·과학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 받아 2020년 강원과학기술대상을 수상했다. 특히 플라즈마 나노소재 합성장치의 성공적인 국산화 개발, 취약했던 국내의 나노소재 합성 및 응용 연구 역량 강화에 기여했다. 플라즈마란 고체, 액체, 기체 상태의 다음 물질인 4번째 상태로써, 기체 상태에 더 높은 에너지를 가해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되어 이온으로 존재하는 방전 상태를 말한다. 자연 상태의 플라즈마로는 태양, 오로라, 번개 등이 있으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광등이나 네온사인 등도 플라즈마를 이용해 만든 것이다.

고성능·기능성의 나노 소재를 만드는 기술은 매우 어려운 기술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전기전자 부품 등에 강국임에도 불구, 그동안 국내에서는 나노급 크기의 소재를 만드는데 어려움이 컸다. 여러 나노소재 합성법 중 플라즈마를 이용한 나노소재 합성법은 나노소재를 만들 수 있는 유용한 기술이지만 국내에서는 기술기반이 약한 분야로, 플라즈마 장치를 해외에서 고가에 구입해 사용하는 등 어려움이 컸다. 이에 손병구 본부장은 플라즈마 분야 20여년의 경력을 바탕으로 국내 나노소재 합성기술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노력, 플라즈마를 이용한 나노소재 합성장치(RF 플라즈마 나노소재 합성장치) 개발을 완료해 20여건의 관련 특허를 확보(RF열플라즈마 시스템 관련 보유 특허 7건, 열플라즈마 기술 활용 특허 13건 이상), 10여건의 기술이전, 기업유치 등 실적을 인정받았다. 현재는 플라즈마를 이용한 소재 개발을 하고자 하는 기업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이전엔 연구원이 전시회나 학회를 통해 기술을 알리고 기업을 찾아다니는 일이 많았던 반면 요즈음은 연구원과 공동연구를 희망하는 기업이 많아졌다. 연구원은 교재 제작과 세미나, 강의 등을 통해 과학지식을 공유하고 도민들과 소통하며 과학기술 발전에 힘쓰고 있다. 또 지역의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매년 나노소재·플라즈마·퀀텀닷·바이오 등을 주제로 지역 학생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학교 방문 강의, 연구원 실험 체험교육 등도 시행 중이다.

▲ 손병구 본부장이 연구원과 함께 DC Arc Plasma Treatment System장비를 활용해 공정 진행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위한 반응기 내부 확인용 카메라 설치, 카메라와 모니터를 통해 고온의 반응기 내부에서 진행되는 소재의 변화 과정을 관찰하고 있다.

■ “특별자치시대 강원 과학기술 발전 방향성 찾아야”

강원특별자치도 하면 ‘휴양’, ‘관광도시’, ‘자연환경’ 등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과학기술이 발전한 도시라고 생각하기에는 과학기술문화 확산에 관한 홍보가 부족한 실정이다. 손 본부장은 “자세히 관심을 갖고 보면 강원지역에서도 다양한 과학기술에 대한 연구와 생산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도내에서도 다양한 첨단기술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 특히 플라즈마 등이 실생활에도 많이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 본부장은 다양한 미디어 인프라를 활용한 과학기술의 이해도 및 관심 제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미래 시대를 준비하는 청소년, 청년들에게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줄 수 있는 ‘과학기술문화 콘텐츠 프로그램 발굴’과 ‘과학기술문화 참여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인공태양과 같은 미래에너지나 우주공학 관련 기술도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는 분야다. 이런 분야의 집중적 육성을 통해 미래 먹거리산업·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본부장과 연구원은 현재 여러 분야의 연구를 진행 중인 가운데 플라즈마로 바이오메탄을 분해해 탄소소재와 수소를 동시에 얻는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이는 수소는 에너지로 사용하고 탄소소재는 전기전자 부품소재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이 연구(플라즈마를 이용한 메탄 열분해 기술)를 성공시켜 도의 특화된 기술로 만들고 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이뤄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더불어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에 발맞춰 지역 과학기술 발전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손 본부장은 “각종 산업규제의 완화를 통해 보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활동이 가능하게 함과 동시에 주민들의 과학연구에 대한 수용성·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을 모색한다면 강원 과학기술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손병구 본부장이 연구원과 함께 고주파 유도결합 플라즈마 장치를 활용해 나노소재 합성 연구를 위한 고주파 플라즈마 전극의 설치상태 확인 및 원료공급 장치 연결 작업을 하고 있다.

■ 과학기술 인적자원 확보·투자규모 확대 필요

손 본부장은 향후 도 과학 발전에 있어 필요한 사안으로 첫 번째, ‘인적자원의 확보’를 꼽았다. 청년 유출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지역편차를 줄이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중요하고 기업에서는 근무환경 개선 및 복지, 여가 활동 지원 등의 혜택 제공도 필요하다. “전문인력의 지속성이 과학기술을 유지, 발전하게 한다. 기초과학을 전공한 지역인재들을 전문인력으로 양성하고 전문성을 강화시켜 현 기술 수준을 이어받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전했다.

두 번째로는 타 지역에 비해 작은 ‘강원지역의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지적, 과학기술의 집적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활용하기 위해 추진중인 사업들의 ‘클러스터 조성 확대’, ‘지원규모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을 유치하고 ‘스타기업’을 육성, 일자리 창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손 본부장은 “지금도 도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다 체계적·장기적인 과학인재 육성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학기술문화가 대중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청년들이 전문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병구 본부장이 연구원들과 함께 연구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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