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현장] 4연속 결선 못 갔었어도...김서영 “나 자신에게 잘한다 칭찬하고 싶어”
한국 여자 수영 간판 김서영(29·경북도청)은 해맑은 미소가 돋보이는 선수다.
경기가 뜻대로 되지 않아도, 목표를 바로 달성하지 못해도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았다. “‘수영’ 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되도록 항상 성실하게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가슴 깊이 간직하며 한국 수영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23일 공동 취재구역에서 김서영은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취재진들에게 다가왔다. 아쉬움을 삼키는 듯한 모습으로 고개를 흔들기도 했다.
김서영은 23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여자 개인혼영 200m 준결선에서 2분12초91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오전에 열린 예선 기록(2분11초50)보다도 1초 넘게 뒤처졌다.
16명 중에서 실격 당한 3명을 제외하고 13위를 한 김서영은 상위 8명에게 주어지는 결승 티켓을 결국 따내지 못했다.
그는 조금은 떨리는 목소리로 “예상하지 못한 기록이 나와서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다. 오전에 예선 경기를 치르고 오후에 몸 풀 때도 괜찮고 그래서 더 자신 있게 레이스를 풀어보려고 했는데 생각하지 못한 경기를 했다”면서 “앞으로 준비하며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고 했다.
김서영은 개인혼영 200m에서 한국의 대들보로 군림해왔다. 그는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 2019년 광주 대회, 지난해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3회 연속 개인혼영 200m 결선에 진출해 모두 6위를 차지했다.
이번에 4회 대회 연속 결선행을 노렸지만, 무산됐다. 한국 수영선수 중 단일 개인 종목에서 3회 연속 세계선수권 결선 진출에 성공한 선수는 김서영밖에 없다. 그는 “4회 연속 결선 진출을 하지 못한 것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예선을 통과해서 준결선에서 또 한 번의 레이스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구체적으로 보완해야 될 부분에 대해선 “접영과 배영에서 (페이스를) 올려서 가다보니까 평영과 자유형에서 급해진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작년부터 전체적으로 몸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였다. 지난 겨울부터 조금씩 채워가는 과정에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엄청나게 큰 문제라고는 생각 들지 않는다. 힘을 쓰는 방향이 조금 부족했다. 이 부분을 채우고 그러면 전체적으로 나아질 것이라 본다”고 특유의 긍정적인 정신을 잃지 않았다.
비록 세계선수권 무대에서의 대기록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김서영은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바라보고 있다. 김서영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한국 신기록이자 아시안게임 신기록(2분08초34)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 개인혼영 종목 금메달은 1982 뉴델리대회 최윤희(개인혼영 200m) 이후 36년 만이었다. 김서영은 다가오는 항저우 대회에서 2연패(連霸)를 겨냥한다.
김서영은 “앞으로 아시안게임과 뒤에 경기들도 있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 연연하지 않고 나머지도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개인혼영 부문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실력을 겨루며 한국을 알렸던 김서영은 올해가 20대로 보내는 마지막 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인혼영 400m 예선에서 처음 이름을 알린 뒤 어느덧 11년이 됐다.
마냥 자책할 필요가 없다. 전력을 다한 본인에게 한마디를 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2017년부터 계속 세계선수권에 나가고 있고, 이렇게까지 이 나이와 긴 시간 동안 (수영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이 모든 게 과정이다. (내 자신에게) 잘하고 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고 힘 줘 말했다.
이 답변과 함께 김서영은 마침내 해맑은 미소를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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