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의 인생홈런]사업가→사격계 복귀 이은철 “예나 지금이나 등산은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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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인 이은철(56)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했다.
한국 선수 최초로 올림픽에 5회 연속 출전한 그는 은퇴 후 미국으로 건너가 사업가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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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그가 지난해 말 ‘두 번째 은퇴’를 했다.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다시 사격계로 돌아온 것이다. 그는 올해부터 대한사격연맹 경쟁력강화위원장을 맡고 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및 코칭스태프 선발과 선수들의 국제 경쟁력 향상 방안 등을 책임지는 중요한 자리다. 풍부한 현장 경험에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그는 국제사격연맹(ISSF)에서도 여러 직을 맡았다.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술총괄로 선임됐고, 내년 파리 올림픽엔 심판으로 참가한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면서 나 자신의 행복을 찾기 위해서”라고 복귀 이유를 밝혔다. 그의 오랜 꿈은 소년소녀 가장을 위한 재단을 만드는 것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이 계기였다. 그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던 강초현의 존재가 그의 인생에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줬다. 그는 “초현이가 당시 집안 형편이 어려웠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딛고 선수 생활을 해 나가는 초현이를 보면서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사업으로 크게 성공했다면 이미 꿈을 이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정도까진 되지 않았다. 재단을 만들고 싶은 꿈은 여전히 있다. 다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봉사부터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사격계에 돌아오게 됐다”고 했다. 그는 “사격에서 더 이상 재미를 느끼지 못할 때 누군가를 돕겠다는 생각이 나를 다시 움직이는 원동력이 됐다. 오히려 소년소녀 가장들이 나를 살려준 셈”이라고도 했다.
해외를 오가는 바쁜 일정 속에 그는 가벼운 등산으로 몸을 관리한다. 그는 작년까지는 집 근처 서울 강남구 대모산을 자주 다녔다. 최근 경기 용인으로 이사한 뒤엔 광교산을 오르곤 한다.
그는 선수 시절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 단골 코스이던 서울 태릉선수촌 인근 불암산을 자주 올라갔다. 그는 “일주일에 세 번은 불암산 정상에 올랐다. 하산할 때는 불암사를 들러 단전호흡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그의 오른쪽 손바닥에는 아직도 큰 흉터가 남아 있는데 불암산 등산 때 생긴 ‘영광의 상처’다. 그는 “그날도 불암산을 오르려 했는데 비가 많이 내려 선수촌에서 문을 폐쇄했다. 철조망을 뛰어넘다가 걸려서 오른손을 크게 다쳤다. 그런데 그때도 피를 철철 흘리면서 불암산 정상을 밟고서야 다시 내려와 치료를 받았다. 아마 하늘이 그런 걸 가상히 여겨 올림픽 금메달을 주신 것 같다”며 웃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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