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롯데와 연장 혈투 끝 승리…KT, 삼성 제압(종합)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키움 히어로즈가 비로 인해 경기가 1시간 넘게 중단되고 두 명이 퇴장당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롯데 자이언츠를 꺾었다.
키움은 23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2023 신한은행 쏠 KBO리그 롯데와의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7-6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혼돈 그 자체였다.
오후 5시 시작된 경기는 6시간10분이 지난 오후 11시 10분에야 끝이 났다.
6회초 키움의 공격이 진행되던 도중 비가 내려 1시간26분 동안 경기가 중단됐다. 오후 7시26분 멈춰선 경기는 오후 8시52분에야 재개됐다.
여기에 양 팀이 6-6으로 맞선채 연장에 돌입했다.
게다가 래리 서튼 롯데 감독과 키움 베테랑 타자 이용규가 나란히 퇴장 조치됐다.
서튼 감독은 5회초 무사 1, 2루에서 바뀐 투수 심재민이 키움의 로니 도슨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그라운드에 나와 주심의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했다. 주심의 1차 경고에도 항의를 이어간 서튼 감독은 결국 퇴장 조치됐다.
비로 경기가 중단됐다 재개된 직후에는 이용규가 퇴장당했다.
6회초 키움이 1사 1, 2루의 찬스를 이어가던 상황부터 경기가 재개됐고, 경기 중단 전 타석을 소화 중이던 이용규가 타석에 들어섰다.
이용규는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구승민의 포크볼에 배트를 내다 멈췄다. 바깥쪽으로 다소 빠진 듯한 공에 심판이 스트라이크를 선언하자 이용규는 격렬하게 항의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뛰어나와 급히 말렸고, 타석을 이어간 이용규는 중견수 뜬공을 쳤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이용규는 주심과 재차 마찰을 빚었다. 결국 주심은 퇴장 명령을 내렸다.
서튼 감독, 이용규의 퇴장은 올 시즌 14번째, 15번째다. 감독 퇴장은 올 시즌 6호다.
길고 어수선한 승부는 연장 10회 키움이 결승점을 뽑으면서 막을 내렸다.
연장 10회초 도슨의 2루타와 이원석의 고의4구로 2사 1, 2루가 됐고, 송성문이 좌중간을 꿰뚫는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이날 경기에서 먼저 리드를 잡은 것은 키움이었다.
키움은 3회초 무사 1루에서 이용규의 희생번트 때 롯데 1루수 한동희가 악송구를 저질러 무사 2, 3루의 찬스를 일궜다. 당초 이용규의 3피트 라인 수비 방해가 선언됐다가 비디오 판독 끝에 번복됐다.
후속타자 김혜성이 희생플라이를 쳐 선취점을 뽑은 키움은 계속된 1사 3루에서 로니 도슨이 우월 투런포를 쏘아올려 3-0으로 앞섰다. 도슨의 KBO리그 데뷔 첫 홈런.
롯데는 4회 승부를 뒤집었다.
4회말 안치홍의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이정훈과 한동희, 박승욱, 유강남, 김민석이 연달아 안타를 때려내면서 롯데는 대거 4점을 뽑았다.
키움은 곧바로 동점 점수를 냈다.
5회초 이용규의 안타와 김혜성의 몸에 맞는 공, 도슨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찬스를 일궜다. 이원석이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후속타자 송성문이 희생플라이를 쳐 키움의 4-4 동점을 이끌었다.
비로 중단됐다 경기가 재개된 후 키움과 롯데는 8회 2점씩을 주고 받았다.
키움은 8회초 안타 2개, 볼넷 2개 등으로 일군 1사 만루에서 송성문이 2타점 좌전 적시 2루타를 날려 6-4로 앞섰다.
롯데는 이어진 공격에서 1사 1루 상황에 대타로 나선 전준우가 좌월 투런포(시즌 8호)를 쏘아올려 다시 균형을 맞췄다.
연장 10회초 1점을 뽑아 리드를 되찾은 키움은 10회말 등판한 임창민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2연승을 달린 키움은 시즌 40승(2무 47패) 고지를 밟으며 8위를 유지했다. 39승 41패가 된 5위 롯데는 6위 KT 위즈에 0.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송성문은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불꽃타를 선보여 키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도슨이 5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으로 제 몫을 했다.
9회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키움 김동혁은 시즌 첫 승(4패)을 신고했다.
9회초 등판해 2이닝 1실점을 기록한 롯데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시즌 2패째(5승 17세이브)를 떠안았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는 KT가 삼성 라이온즈를 8-7로 눌렀다.
이번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끝낸 KT는 시즌 39승째(2무 42패)를 수확했다. 반면 삼성은 32승 51패가 돼 최하위에 머물렀다.
KT 리드오프 김민혁의 맹타가 빛났다. 김민혁은 6타수 3안타 4타점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9번 타자로 나선 배정대는 3타수 1안타 2볼넷 2타점 2득점으로 타선을 쌍끌이했다.
KT 선발 배제성이 4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흔들린 가운데 6회말 2사 1, 2루 상황에 등판해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이상동이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3승째다.
삼성의 외국인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은 5이닝 9피안타 4실점(3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삼성은 불펜까지 흔들리면서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선취점은 삼성이 냈다. 1회말 김현준의 안타와 김지찬의 볼넷, 구자욱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 3루에서 강민호가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끌려가던 KT는 3회초 2사 1, 3루에서 장성우가 좌전 적시타를 날려 1점을 만회했다.
4회에는 2점을 올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4회초 오윤석의 안타와 배정대의 볼넷 등으로 1사 1, 2루가 됐고, 김민혁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내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KT는 5회초 장성우와 황재균, 오윤석의 3연속 안타로 2사 만루 찬스를 일궜고, 배정대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1점을 더했다.
삼성은 5회 2점을 올리며 동점으로 따라붙었다.
5회말 강민호의 볼넷과 호세 피렐라의 좌전 안타로 무사 1, 2루가 됐고, 김동진이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이때 김동진이 2루까지 뛰다가 아웃됐다. 계속된 1사 3루에서는 류지혁이 희생플라이를 뽑아냈다.
하지만 KT는 7회에만 4점을 올려 삼성의 추격을 뿌리쳤다.
7회초 황재균, 이호연의 연속 안타로 2사 1, 2루를 만들었고, 배정대가 좌전 적시타를 날려 5-4 리드를 잡았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는 김민혁이 원바운드로 왼쪽 펜스를 맞추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했다.
김상수의 좌전 적시 2루타까지 터지면서 KT는 8-4로 점수차를 벌렸다.
삼성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8회말 이재현과 김현준의 연속 안타, 김지찬의 내야안타로 무사 만루를 일군 삼성은 구자욱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 6-8로 추격했고, 이후 1사 1, 3루에서 피렐라가 우익수 방면 적시타를 쳐 1점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2사 1, 2루에서 류지혁의 좌전 안타 때 2루 주자 안주형이 홈까지 내달렸다가 아웃돼 아쉬움을 삼켰다.
1점차 리드를 지킨 KT는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9회말 실점하지 않으면서 그대로 1점차 승리를 가져갔다. 8-6으로 쫓긴 8회말 무사 1, 3루의 위기에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김재윤은 시즌 15세이브째(3승 2패)를 챙겼다.
한편 이날 잠실구장(SSG 랜더스-LG 트윈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두산 베어스-KIA 타이거즈),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NC 다이노스-한화 이글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이날 순연된 경기는 추후 편성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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