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A 확대, 국가 도약의 계기로[기고/장원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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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코이카의 도움에 감사해요." 필자가 외교관으로서 개발도상국에서 근무하며 수없이 들었던 말이다.
한류에 앞서 30년 전부터 국가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원조(元祖) K브랜드인 코이카는 이제, 국제사회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해 선진 공여국 및 국제기구와 협력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개발협력 기관으로 성장하였다.
국제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며 더불어 사는 인류공동체를 실현하는 ODA의 확대는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새롭게 각인시키는 첫걸음이자 최적의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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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최빈국에서 원조공여국으로 환골탈태하여 선진 공여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한 최초이자 유일한 국가이다. 우리 국민들의 피와 땀의 결과이지만, 그 과정에서 외국의 원조가 우리 국가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한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가 ODA를 늘여야 하는 당위는 받은 만큼 되갚는 인간사의 지극히 상식적인 보은(報恩)이라는 관점을 넘어 더 높은 차원에서 찾을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험로를 완주하고 선진화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 선진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은 과연 어떤 나라인가? 선진국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새롭게 할 시점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군사력과 경제력 측면에서 세계 10위권의 강국이며, K브랜드로 상징되는 문화강국이기도 하다. 많은 개도국이 한국을 롤 모델로 보며 한국을 배우고 한국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국제사회 역시 한국의 보다 큰 역할과 기여를 기대하고 있다. 고립된 국가로서 생존하려는 것이 아닌 이상 우리는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행동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윤석열 정부는 ‘글로벌 중추국가’의 국정비전하에 ‘선진국형 국제개발협력추진’을 국정과제로 제시하며 글로벌 리더국가로의 한 단계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국제적 위상과 국력에 걸맞는 우리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이러한 다짐은 ODA의 양적 확대와 질적 개선,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 등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연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말 개최된 국무총리 주재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의 2024년도 예산 전년대비 43% 증액(6조 8,421억원) 의결, 튀르키예 지진 및 캐나다 산불 대응을 위한 긴급 구호대 파견, ‘인·태전략’에 따른 아세안(ASEAN) 및 미국·일본 등과의 맞춤형 개발협력 파트너십 추진,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재건 지원 등이 그 구체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ODA는 단순히 퍼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과 국제 조달시장 참여, 청년층의 국제기구 진출 등 상생의 국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더욱 크다고 하겠다. 예컨대, 전쟁 종료 후 천문학적 규모의 재건사업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우크라이나에서, ODA는 우리 기업의 재건사업 참여를 돕는 촉매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ODA를 단순한 보은차원에서 벗어나 국가적 도약의 계기로 인식해야 한다. 우리의 정체성을 구현하고 알리며, 우리의 국익을 증진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과 헌법전문의 ‘인류공영’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라는 의미의 홍익인간과 인류공영의 사상은 선진국 대한민국이 지향할 좌표이자 우리가 제공하는 ODA의 가치에 전적으로 부합한다. 국제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며 더불어 사는 인류공동체를 실현하는 ODA의 확대는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새롭게 각인시키는 첫걸음이자 최적의 방안이다.
장원삼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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