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분의 경기 중단, 두 차례 퇴장 속에서…키움, 롯데 꺾고 후반기 첫 위닝시리즈 작성

김하진 기자 2023. 7. 23.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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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송성문. 정지윤 선임기자



키움이 후반기 들어서 처음으로 위닝시리즈를 작성했다.

키움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7-6으로 승리했다. 전날 8연패 탈출에 성공한 키움은 이번 시리즈를 2승1패, 위닝시리즈로 끝내며 기분 좋게 후반기 스타트를 끊었다.

경기가 우천 중단 되고 퇴장이 두 차례나 나오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키움은 끝까지 뒷심을 발휘했다.

그라운드를 정비하는 롯데 직원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선취점은 키움의 몫이었다.

3회초 키움 이용규가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무사 1루에서 이용규가 1루 쪽으로 기습 번트를 대고 뛰었다. 롯데 1루수 한동희가 1루를 커버한 동료 안치홍을 향해 던졌으나 이용규의 왼쪽 팔에 맞고 외야 파울지역으로 흘러 나가 무사 2·3루가 됐다.

항의하는 래리 서튼 롯데 감독. 롯데 자이언츠 제공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3피트 라인’ 수비 방해라고 항의했고 심판진도 이용규가 악송구를 유발했다며 아웃을 선언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이 판정을 뒤집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고 이용규는 명확하게 파울 라인 바깥으로 뛴 것이 확인돼 아웃에서 세이프로 번복됐다.

무사 2·3루의 기회를 잡은 키움은 김혜성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아낸 뒤 로니 도슨이 우측 담장을 넘기는 우월 2점 홈런을 터뜨려 3-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롯데는 4회말 전세를 뒤집었다. 1사 1·3루의 찬스를 잡은 롯데는 한동희의 적시타, 박승욱의 적시타, 유강남, 김민석까지 4타자 연속 적시타를 터뜨려 4-3으로 리드를 가져왔다.

키움은 5회초 1사 만루에서 송성문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승부를 4-4 원점으로 만들었다.

8회 양 팀은 각각 2점을 뽑아내며 경기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키움은 롯데 최준용을 2사 만루의 위기에 몰아넣은 뒤 송성문이 2타점 적시타를 쳐 팽팽한 승부의 추를 가져왔다.

하지만 8회말 2사 1루에서 대타 전준우가 키움 김재웅의 2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겨 다시 6-6 으로 만들었다. 비거리 135m짜리 큰 홈런이었다.

9회까지 두 팀은 우열을 가리지 못했고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갔다.

결국 뒷심 싸움에서 갈렸다. 연장 10회초 2사 후 로니 도슨이 좌중간 2루타를 치며 찬스를 만들었다. 이원석은 3구째까지 볼을 얻어냈다가 자동 고의4구로 걸어갔다. 상대 벤치의 정면 승부를 마주한 송성문이 김원중의 초구를 공략해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뽑아냈다. 그 사이 도슨이 홈인해 7-6으로 앞섰다.

리드를 잡은 키움은 마무리 임창민을 내세웠다. 임창민이 니코 구드럼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안치홍을 우익수 플라이 아웃, 전준우를 삼진 아웃으로 잡아내며 2아웃을 이끌어냈다. 이어 한동희 타석 때 유격수 김병휘의 실책으로 타자를 내보낸 뒤 2사 1·3루에서 박승욱을 범타로 처리하며 경기가 끝났다. 6시간 10분의 혈투 끝에 경기가 끝났다.

한편 이날 경기는 6회 경기 도중 내린 비로 중지됐다가 재개됐다. 오후 7시26분부터 8시 52분까지 무려 86분이나 중단됐다가 다시 시작했다.

두 명이나 퇴장을 명받기도 했다. 한 명은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었다. 서튼 감독은 5회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명령을 받았다. 서튼 감독은 올시즌 감독 퇴장으로는 6번째다.

키움 이용규도 경기가 재개된 뒤 타석에 섰다가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격분했다.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가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김선수 주심과 언쟁을 벌이다 퇴장을 받았다. 이용규의 퇴장은 감독, 선수 통틀어 시즌 15번째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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