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피해자 유족 “엄마 먼저 보내고 악착같이 살던 동생… 피의자 엄벌”

최미송 기자 2023. 7. 2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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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순하고 열심히 살던 애가 길거리에서 칼부림으로 죽음을 당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습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벌어진 흉기난동 사건의 피해자 유족은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피해자의 죽음이 너무 억울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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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순하고 열심히 살던 애가 길거리에서 칼부림으로 죽음을 당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습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벌어진 흉기난동 사건의 피해자 유족은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피해자의 죽음이 너무 억울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21일 지하철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흉기를 휘두른 조모 씨(33)에 의해 숨진 20대 남성의 사촌형 김모 씨(30)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유족들은 조 씨 같은 범죄자가 감형을 받고 다시 사회로 나올까 두려워하고 있다”며 “엄정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22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현장에 추모객들이 적어놓은 추모 메시지와 조화가 놓여 있다. 앞서 지난 21일 오후 2시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인근 상가 골목에서 피의자인 조 모 씨가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0대 남성 3명이 다쳤다. 조 씨는 범행 이유에 대해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어서”라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뉴스1

김 씨에 따르면 숨진 피해자는 사건 당일 방값이 싼 원룸을 알아보기 위해 신림동을 찾았다고 한다. 김 씨는 “본래 살던 곳보다 집값이 저렴한 곳으로 이사하기 위해 최근 혼자 부동산을 전전했다”며“처음 들른 부동산에서 나와 다른 부동산에전화하던 중 우연히 조 씨와 마주쳐 잔인한 범행의 대상이 된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 씨는 피해자에 대해 “어려운 환경에서 좌절하지 않던 생활력 강한 동생”이라고 떠올렸다. 피해자가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일 때 어머니가 혈액암 말기 진단을 받자 수능을 불과 몇 개월 앞두고도 방과 후 매일 병원에 들러 간병에 힘썼다고 한다.

수능을 사흘 앞두고 결국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지만 오히려 중학생이던 동생을 밤새 위로했고 뜬 눈으로 밤을 새고 치른 수능이었지만 자신이 원하던 서울 소재 대학에 합격했다고 한다.

김 씨는 “동생은 대학교 학과 학생회장까지 맡던 모범생이었다”며 “대학 입학 후 단 한 순간도 과외와 아르바이트를 쉰 적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고 말했다. 또“최근 상황이 더 어려워지자 음식점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혼자서 묵묵히 벌어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씨는 피해자가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 본인도 2019년경 크게 병치레하고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어머니도 암으로 떠났는데 본인마저 아프면 동생 혼자 남는다는 생각에 살기 위해 운동을 악착같이 했던 것 같다”며 “몸이 나아진 뒤 보디 프로필을 사진을 찍고 자신의 이런 모습을 어머니에게 보여주려 최근 빈소에 다녀온 것 같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동생이 최근 들렀던 어머니 빈소에는 피해자의 보디 프로필 사진이 놓여있었다고 한다.

김 씨에 따르면 평소 우애가 깊고 서로를 끔찍이 아꼈던 피해자의 동생은 현재 형의 죽음에큰 충격을 받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이날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조 씨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요청하는 청원글을 올렸다. 김 씨는 “이미 다수의 범죄 전력이 있는 피의자가 갱생을 가장해 징역형만 살고 사회로 돌아와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며 긍정적으로 살아온 동생의 죽음이 묻히지 않도록 가장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게 해달라”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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