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현장] “가장 만족스러운 승리” 티트머스, 여자 자유형 400m 세계新
“단언컨대 가장 만족스러운 승리였다.”
호주의 ‘수영 황제’ 아리안 티트머스(23)가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여자 자유형 400m에서 정상에 올랐다. 역영을 마치고 공동 취재진과 만난 티트머스는 거친 숨을 내몰아 쉬면서도 홀가분한 듯 웃으며 답변을 이어갔다.
티트머스는 23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여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55초38의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다. ‘10대 신예’인 서머 매킨토시(17·캐나다)가 지난 3월 캐나다 대표선발전에서 세운 종전 세계 신기록(3분56초08)을 무려 0.7초 앞당겼다.
초반부터 치고 나간 티트머스는 마지막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며 2위 선수와 몸 하나 이상 격차를 벌린 채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그는 역영을 마친 뒤 전광판에 적힌 숫자를 보고 환호했다.
올림픽에서만 7개의 금메달을 따낸 ‘전설’ 케이티 러데키(26·미국)가 2위(3분58초73)를 했고, 에리카 페어웨더(20·뉴질랜드)가 3분59초59로 3위에 올랐다.
매킨토시는 3분59초94로 4위를 해 메달권에 들지 못했고, 자신의 세계기록도 깨지는 순간을 현장에서 지켜봐야 했다.
티트머스, 러데키, 매킨토시는 그동안 여자 자유형 400m 부문을 삼분(三分)해왔다. 그래서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자유형 400m 종목은 대회 전부터 모두가 주목해야 할 주요 경기로 손에 꼽혔다.
러데키는 2016년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당시 3분56초46의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내는 등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자유형 400m에서만 총 4차례(2013, 2015, 2017, 2022년) 우승했다.
티트머스는 2019년 광주 대회에서 러데키를 제치고 정상에 오르더니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도 기세를 이어가며 러데키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2022년 5월 호주선수권에서 3분56초40의 기록으로 물살을 가르며 러데키의 기록을 6년 만에 깨뜨렸다.
그 뒤엔 매킨토시가 올해 3월 캐나다 대표선발전에서 3분56초08로 티트머스의 기록을 넘어섰다. 400m 최강자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 이어진 것이다.
이번 대회 전까지만 해도 올해 여자 자유형 400m 기록에선 매킨토시(3분56초08)가 가장 앞서나갔고, 티트머스(3분58초47), 러데키(3분58초84)가 뒤를 이었다.
셋이 격돌하게 된 여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끝내 웃은 자는 티트머스였다.
티트머스는 지난해 부다페스트 대회엔 불참했다. 당시 러데키와 매킨토시가 자유형 400m 1, 2위를 나눠 가졌다. 2019년 광주 대회 이후 4년 만에 ‘챔피언’ 자리를 되찾은 티트머스는 “돌이켜보면 대회 준비가 완벽하지는 못했던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400m 종목이) 만족스럽게 끝나 기쁘다”며 “오늘 정말 용맹하고 자유롭게 수영했다”고 기뻐했다.
발목에 ‘두려움 없이(fearless)’란 문신을 새긴 그는 “두려움 없이 수영하는 것이란 자신을 믿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문신을 한 이유도 입수하기 전에 문신을 보며 다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쿄) 올림픽 이후론 최강자들과 실력을 겨룰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오늘 러데키와 매킨토시 등과 정말 혈투를 벌여 여성 스포츠계를 들썩이게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도쿄 올림픽 당시엔 코로나 문제로 인해 무관중으로 조용한 수영장에서 물살을 갈랐지만, 이날은 현장을 가득 메운 뜨거운 관중 앞에서 실력을 뽐낸 티트머스는 “우리를 환영해줘서 너무 감사하다”며 “돌아와 뜻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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