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추모 발길 잇따라...교육 당국, 진상규명 착수
[앵커]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교에는 폭우 속에서도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교육 당국은 학교 분향소 운영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진상 규명에 착수합니다.
신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는 휴일 오전.
조화는 고개를 떨구고 메모지의 메시지는 번졌지만, 추모 열기만큼은 식지 않았습니다.
자녀와 함께 찾은 학부모와 동료 교사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습니다.
[박문선 / 강원도 원주 : 엄마랑 아빠 같은 선생님이 너무 힘든 일을 겪으셔서 일찍 돌아가시게 됐는데 선생님을 위로해드리고 싶어서 같이 왔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해서 오게 됐습니다.]
특히, 선배 교사들은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에 눈물을 보이면서도,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을 한목소리로 주문했습니다.
[이 모 초등교사 / 경기도 용인 : 이제부터라도 교육이, 교권 실추가 어느 정도 정상화되고 교사의 인권도 정상화되고 현실적으로 선생님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 시스템이 좀 마련됐으면 하는….]
다만, 숨진 교사가 일했던 학교에서는 분향소가 정리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방학 기간 방과후교실 등의 교육 활동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며, 강남서초교육지원청 분향소 운영 기간은 오는 28일까지로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교사의 사망을 둘러싼 진상 규명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교육부는 오는 27일까지 학교를 찾아 교장과 교감, 동료 교원들을 면담하고 숨진 교사의 업무 현황과 학교교권보호위원회 개최 현황 등을 확인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다른 교사들이 겪은 '학부모 갑질' 등 피해 사례도 분석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넷 등에는 원격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녀에게 '모닝콜'을 해달라고 했다가 거부당하자 민원을 제기하거나, 교사에게 직접 과일을 깎아 달라고 요구하고, 각종 폭언·폭행을 하는 등 교권 침해 사례 증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청주 초등교사 : 내가 더 이상 뭘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뭐만 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거 같고… 병원에 가서 약을 좀 먹어볼까, 아니면 교사 일을 진짜 이제 그만둘 때가 됐나….]
교사들의 누적된 분노가 한꺼번에 표출되는 가운데 당국이 교육 현장을 정상화할 방안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신윤정입니다.
촬영기자: 최성훈
그래픽: 박지원
YTN 신윤정 (yjshin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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