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m 길이 소성로가 39개…‘세계 최대 양극재 공장’ 위용

김상범 기자 2023. 7. 23.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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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포스코퓨처엠 가보니
최욱 포스코퓨처엠 양극재생산부장이 지난 20일 광양 포스코퓨처엠 공장 소성로 앞에서 단입자 양극재 생산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제공
양극재,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하루에 약 2000개 동시에 구워내
연간 전기차 100만대 공급량 생산
2공장선 국내 최초 ‘단입자’ 양산
국내외 2030년 100만톤 생산 목표

“저게 바로 양극재입니다. 주변이 뜨거우니 조심하세요.”

지난 20일 방문한 전남 광양의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생산공장. 최욱 양극재생산부장이 무려 55m나 되는 기다란 소성로 끝자락을 가리키며 말했다. 투명한 보호창 안쪽으로 검은색 가루 형태의 양극재가 케이크 상자 크기의 소성용기(도가니)에 담겨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고 있었다. 네모난 용기 안에 정사각형 모양으로 층층이 쌓인 양극재는 마치 갓 쪄낸 시루떡을 연상케 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포스코퓨처엠을 비롯한 양극재 업계도 바빠지고 있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심장이며,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다. 포스코퓨처엠 광양공장의 연간 양극재 생산 규모는 9만t으로 단일 공장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다. 전기차 10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분량이다.

소성로는 벽돌·도자기를 굽는 가마와 비슷하다. 열을 가해 서로 다른 물질을 섞는 역할을 한다. 니켈·코발트 등을 조합해 만든 전구체에 리튬을 섞어 900도 이상의 고열로 익히는 소성 작업은 양극재의 핵심 공정이다. 축구경기장 약 23개 크기(약 16만5203㎡)인 광양공장에 소성로 총 39개(1공장 21개, 2공장 18개)가 있다. 55m 길이 소성로는 하루에 양극재를 담은 도가니 약 2000개를 동시에 구워낼 수 있다.

소성로를 나온 양극재 가루는 이후 코팅·후처리 과정을 거쳐 완제품으로 만들어진다. 광양의 1공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으로 보내는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2공장에서는 알루미늄을 더해 에너지 밀도를 높인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생산한다. 2공장 물량은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북미 합작공장 ‘얼티엄셀즈’로 간다. 배터리 공장은 이 양극재를 받아 음극재·분리막 등 다른 소재들과 조합해 배터리셀로 만든다.

2공장에서는 지난 4월부터 국내 최초로 ‘단입자 양극재’도 양산하고 있다. 기존의 다입자 양극재는 니켈·코발트 등 원료가 층층이 쌓인 구조라 충·방전 과정에서 입자 간 균열이 발생하기 십상이다. 이는 배터리 내 가스를 발생시켜 수명 감소로 이어진다.

반면 단입자 양극재는 원료를 하나의 입자구조로 결합해 안정성과 수명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손동기 포스코퓨처엠 양극소재실장은 “(단입자 방식에) 양극재 기술이 집약돼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포스코퓨처엠은 저가형 전기차에 주로 탑재되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손 실장은 “자체적으로 원료를 개발하는 방식과, 필요하다면 (LFP 기술을 가진) 중국 회사와도 합작을 추진하는 등 ‘투트랙’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광양 공장의 제품 자동화 창고. 포스코퓨처엠 제공

공장 한쪽에는 천장까지의 높이가 20m에 달하는 거대한 창고가 마련돼 있었다. 높다란 10단 선반에 이미 완성된 양극재와 리튬·전구체 등 원료를 담은 500㎏ 무게의 자루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최대 1만2000t까지 보관할 수 있다고 하는데, 완제품이 이곳에 머무는 기간은 길어야 3일 남짓이다. 그만큼 수요 기업으로의 출하가 빠르고 활발하다는 뜻이다.

포스코퓨처엠은 광양 지역 외에도 경북 포항과 중국·캐나다 등에도 양극재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100만t 생산능력을 갖추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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