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차 블랙박스 공개’ 경찰, 엉뚱한 곳 출동 이유 안 밝혀

청주=장기우기자 2023. 7. 2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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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조정실이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 당시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허위 보고한 정황을 포착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가운데, 충북경찰청이 23일 순찰차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하지만 장소를 제대로 전달했음에도 순찰차가 궁평1지하차도로 출동한 경위, 그리고 흥덕경찰서 112 상황실이 이 신고를 오전 8시 13분 경 '도착 종결' 처리한 이유에 대해선 "수사 중인 사안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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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조정실이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 당시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허위 보고한 정황을 포착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가운데, 충북경찰청이 23일 순찰차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순찰차가 참사가 난 장소가 아니라 다른 장소로 출동하긴 했지만 ‘아예 출동하지 않았거나 허위보고를 했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란 취지다. 다만 정확한 장소를 지정해 전달했음에도 엉뚱한 곳으로 출동한 이유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 경찰, 전달 장소와 다른 곳 출동 이유 안 밝혀

이날 오후 충북경찰청은 침수사고 당일인 15일 오전 7시 4분~9시 1분 오송파출소 소속 순찰차의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충북경찰청은 “사고 당시 적시에 도착하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사건 당일 경찰관이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거나 출동을 안 했다는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충북청이 제공한 영상과 자료에 따르면 오전 7시 4분 “미호천교가 넘치려 한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7분 후 “대한제지 (공장) 입구 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빠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순찰차는 오전 7시 22분 대한제지 입구(쌍청리 회전교차로)에 도착해 현장을 통제했다.

이어 오전 7시 58분 “궁평지하차도 통제가 필요하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순찰차는 쌍청리 회전교차로를 출발해 궁평1지하차도를 경유하며 현장을 확인한 뒤 궁평1교차로에 도착했다. 이후 교통 상황을 점검한 후 다시 쌍청리 회전교차로로 복귀했다. ‘궁평지하차도’를 ‘궁평1지하차도’로 인식하고 엉뚱한 곳을 확인한 것이다.

오전 8시 37분 “궁평2지하차도에 물이 찼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순찰차는 오전 9시 1분에야 궁평2지하차도 침수 현장에 도착했다. 이에 대해 충북청은 오전 7시 58분 신고를 받은 충북청 112상황실이 신고 지역을 ‘궁평2지하차도’로 특정해 순찰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소를 제대로 전달했음에도 순찰차가 궁평1지하차도로 출동한 경위, 그리고 흥덕경찰서 112 상황실이 이 신고를 오전 8시 13분 경 ‘도착 종결’ 처리한 이유에 대해선 “수사 중인 사안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 국조실 “충분한 진술 및 자료 확보”

21일 경찰들이 실제 현장에 출동하지 않고 출동한 것처럼 거짓으로 입력해 사건을 종결했다고 밝힌 국조실은 이날 충북청의 반박에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국조실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경찰 6명에 대해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서를 제출한 만큼 검찰 수사 결과부터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며 “국조실은 감찰 과정에서 경찰 등을 상대로 충분한 진술 및 자료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국조실은 조사 과정에서 특히 오전 7시 58분 신고에 대한 경찰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신고를 받은 직후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까지 대응 과정에 문제가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또 경찰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거리와 시간 등을 볼 때 상식적으로 안 맞는 부분이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경찰의 과오도 적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국조실 관계자는 “수사 의뢰한 경찰 6명 모두에게 꼭 책임이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다만 진실을 가려내기 위해선 전반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고 그 중에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있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
손준영기자 h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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