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등 해외 인기 ‘K브랜드’, 상표권 침해 피해 4000건 육박
피해 81%가 중기, 수출 타격
특허청 “기업 지원 강화”
화장품·전자제품·옷 등 한국 브랜드(K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으면서 브랜드를 무단 선점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 기업이 만든 정품이 ‘위조상품’으로 몰려 상표분쟁에 휘말리는 등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특허청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과 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국내 기업의 상표가 무단 선점당한 상황을 모니터링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 시장에서 국내 상표를 무단 선점해 피해를 본 사례는 총 3923건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2490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이 인도네시아(982건), 태국(680건), 베트남(433건) 등의 순이었다.
피해가 가장 많은 업종은 화장품(734건, 18.7%)이었다. 이어 전자기기(600건, 15.3%), 의류(593건, 15.1%), 프랜차이즈(516건, 13.2%), 식품(297건, 7.6%) 등이었다.
기업 규모별 피해는 상표 등 지식재산권 분야의 대응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기업이 81.8%로 가장 컸다. 이어 중견기업(9.4%), 대기업(8.2%) 순이었다.
K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 무단 선점당하는 경우 한국 기업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특허청은 우려하고 있다. 국내에서 제조한 정품이 오히려 위조상품으로 몰려 수출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거나 해외 시장 진출 시기가 늦어지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덕원 특허청 산업재산분쟁대응과장은 “무단 선점 빈발 업종에 대한 정보를 미리 제공하는 등 한국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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