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가 5조원대’ HMM, 누가 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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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해운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의 주인은 누가 될까.
올해 M&A(인수·합병) 최대어로 꼽히는 HMM 매각이 공식화됐다.
두 기관은 HMM이 발행한 영구채 중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중 1조원가량을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하겠다고 했다.
HMM의 한 달 평균 시가총액이 최근 9조원을 넘었던 것을 고려하면 매각 대상인 구주의 시가는 4조원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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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SM그룹만 인수전 참여 의사
산은, 1조 영구채 주식 전환 ‘변수’
업황도 침체기에… 매각까지 험로
올해 M&A(인수·합병) 최대어로 꼽히는 HMM 매각이 공식화됐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HMM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산은)과 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20일 HMM 경영권 공동 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고 공개매각 절차를 개시했다.
HMM은 2016년 해운업 침체에 따른 워크아웃으로 산은과 해진공으로 이뤄진 채권단의 관리를 받아왔다. 산은이 20.69%, 해진공이 19.96%의 HMM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산은과 해진공이 매각할 건 이뿐은 아니다. 두 기관은 HMM이 발행한 영구채 중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중 1조원가량을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하겠다고 했다. 전환 시점은 올해 10월이며 주식으로는 2억주다. 현재 지분을 합치면 약 3억9900만주가량이다. 현재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영구채 포함 희석기준 지분율로 따지면 38.9% 정도다.
산은과 해진공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한다고 한 것은 배임 혐의를 피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HMM이 발행한 영구채 CB와 BW의 전환가격은 5000원인데, 현재 HMM의 주가는 2만원대를 넘나든다. 사전 약정가격보다 주가가 높은데도 주식으로 바꾸지 않을 경우 이익을 의도적으로 포기했다는 면에서 배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영구채 문제는 그동안 HMM 매각 난이도를 높이는 요소로 거론됐다.
HMM 주가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매각에 많은 돈이 든다는 뜻이다. HMM의 한 달 평균 시가총액이 최근 9조원을 넘었던 것을 고려하면 매각 대상인 구주의 시가는 4조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하면 매각가는 5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LX그룹, CJ그룹 등 주로 대기업들이 HMM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들 모두 인수전 참여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피력한 상태다.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HMM 지분 6.56%를 소유하고 있는 SM그룹이 유일하다. 업계에서는 SM의 현금동원력을 1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어 HMM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침체기에 돌입한 해운업 현황도 문제다.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1일 작년 동기 대비 4분의 1 수준인 966.45까지 떨어지는 등 해운업황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HMM의 올해 2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도형·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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