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잠 돌아간 새벽…순항미사일 쏜 북한
핵탄두 탑재 가능한 ‘화살형’
22일 오전 4시 서해로 ‘수발’
합참, 대북 억지력 과시 위해
발사 3시간 만에 이례적 공개
북한이 핵무기 공격 가능성을 꺼낸 지 이틀 만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순항미사일 ‘화살’을 발사했다. 미국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이 한국을 떠난 다음날 새벽에 벌어진 일이다. 군은 이례적으로 빠른 시간 내 순항미사일 포착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23일 군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전 7시 “군은 오늘(22일) 오전 4시경부터 서해상으로 발사한 순항미사일 수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화살-1형과 화살-2형이 섞여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살’은 북한이 전술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한 순항미사일이다. 이번 발사는 강순남 북한 국방상이 “미 군부 측에 전략핵잠수함을 포함한 전략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대가 우리 국가핵무력정책 법령에 밝혀진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될 수 있다”고 위협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비교할 때 고도가 낮고 방향을 전환할 수 있어 탐지가 까다롭다. 탄도미사일은 고도가 높고 파괴력이 큰 반면 순항미사일은 속도는 느리지만 정밀 타격에 최적화돼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순항미사일 발사는 금지하지 않고 있다.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 것은 순항미사일이 아닌 탄도미사일이다.
그런데 북한은 기술을 발전시켜 순항미사일에도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12일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형과 화살-2형을 발사했다며 이 사실을 다음날인 13일 관영 매체를 통해 밝혔다. 군은 12일 포착했지만 13일 오전 5시50분쯤, 북한 매체 보도가 나가기 직전에 포착 사실을 공지했다. 지난해에는 알리지 않았다. 고도가 낮은 순항미사일을 포착했다는 것을 알리면 군의 탐지 수준을 공개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합참이 이번에 탐지 약 3시간 만에 언론에 공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화살’ 미사일을 발사해 핵 능력을 과시하자 군 당국은 대북 억지력을 과시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미 켄터키함의 부산 입항과 출항에 맞춰 미사일을 쏜 북한은 오는 27일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전후로 추가 군사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전날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한반도는 세계에서 항상 높은 즉시 대응 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곳 중 하나이며, 상황에 따라 며칠 안에 전쟁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라고 경고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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