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살인범’ 맨손으로 쓰러뜨린 여성, 같이 걷던 남성 구했다
‘신림동 묻지마 칼부림’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여성이 흉기를 든 피의자 조모(33)씨를 맨손으로 밀쳐내고 공격당한 남성 일행을 구해내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건은 지난 21일 오후 2시7분쯤 서울 관악구 지하철 신림역 인근에서 발생했다. 조씨는 일대를 돌아다니며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고 10여 분간 계속된 범행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피해자들은 모두 조씨와 일면식 없는 남성이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피해자들에게는 방어할 틈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현장에 있던 한 여성은 조씨에게 맨손으로 맞서며 피습당한 남성 일행을 구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습은 인근 CCTV 영상이 MBC 뉴스데스크에 보도되며 대중에 공개됐는데, 조씨가 공격 대상을 물색해 달려드는 순간부터 여성이 빠르게 대응한 뒤 일행과 도망치는 과정이 모두 담겼다.
영상에 따르면 당시 여성은 일행인 남성과 함께 나란히 골목길을 걷는다. 반대편에서 마주 보며 달려오던 조씨는 두 사람을 스쳐 지나는 척하다가 곧바로 몸을 돌려 남성을 덮친다. 남성은 바닥에 누운 채 저항했고 조씨는 그런 남성에게 달려들었다.
바로 이때 흰색 상의와 모자를 착용한 여성이 맨손으로 조씨를 세게 밀친다. 그러자 조씨는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쓰러져 엉덩방아를 찧는다. 그 틈을 타 몸을 일으킨 피해 남성은 전속력으로 도망쳤고 여성 역시 뒤따라 달렸다. 조씨는 그들을 뒤쫓으려다 이내 발길을 멈춘다.
당시 조씨는 범행 직후 골목을 벗어나 피가 묻은 채로 거리를 활보하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는 경찰이 테이저건을 겨누자 스포츠센터 앞 계단에 주저앉았고 들고 있던 칼을 떨어뜨렸다. 그리고는 “열심히 살아야 했는데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X 같아서 죽였습니다”라고 중얼거리기도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판사는 23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조씨는 이날 취재진 앞에서 “너무 힘들어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예전부터 너무 안 좋은 상황이었다. 나는 그냥 쓸모없는 사람이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하는 등 범행 경위와 배경을 구체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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