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소포’ 신고, 나흘 간 2000건 넘어… 전화 걸어보니 “없는 번호”

박윤희 2023. 7. 2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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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 해외에서 보낸 것으로 보이는 수상한 소포와 우편물을 받았다는 경찰 신고가 전국에서 2000건 가까이 접수됐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현재 사용하지 않는 전화번호나 엉터리 주소를 적어 넣어 발송한 것으로 경찰이 추정했다.

경찰은 문제의 소포들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수신자로 무작위 주소와 전화번호를 써넣은 뒤 발송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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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사라진 ‘017’ ‘018’번호에 영문·한글 주소 서로 달라

나흘간 해외에서 보낸 것으로 보이는 수상한 소포와 우편물을 받았다는 경찰 신고가 전국에서 2000건 가까이 접수됐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현재 사용하지 않는 전화번호나 엉터리 주소를 적어 넣어 발송한 것으로 경찰이 추정했다. 

제주시 한 주택에 배송된 정체불명 소포. 제주도 제공, 연합뉴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외에서 배송·신고된 소포 3개의 수신자 전화번호를 확보해 통화를 시도한 결과 모두 없는 번호로 파악됐다. 

3개 중 2개는 식별번호 017·018을 쓰는 옛 휴대전화 번호였다. '01X' 식별번호는 2020년 2G 서비스와 함께 폐지됐다.

이들 소포는 모두 노란색이나 검은색 우편 봉투에 'CHUNGHWA POST', 발신지로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이라고 적혀 있었다. 

경찰은 이렇게 적힌 소포를 발견하면 열어보지 말고 즉시 가까운 경찰관서나 112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지난 22일 오후 광주시의회 5층에서 정체불명의 해외 소포가 배송돼 보건 당국이 화학 반응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수신자 주소와 이름도 통상적인 국제우편물로 보기 어려웠다. 영문과 한글 주소가 서로 다르거나, 외국인 또는 국내에 매우 드문 희귀 성씨의 이름이 수신자로 적혀 있었다.

경찰은 문제의 소포들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수신자로 무작위 주소와 전화번호를 써넣은 뒤 발송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텅 비어있거나 깃털 등 무해한 물품이 들어있는 대부분 소포는 독극물 테러 등 위험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수신자가 신체적 피해를 호소한 울산 지역 사건을 일단 수사 중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일 울산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관계자 3명이 노란색 비닐봉지에 담긴 소포를 열어본 뒤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면서 시작됐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이 소포에 화학·생물·방사능 등 위험 물질이 포함됐는지 분석한 결과 '음성'으로 확인됐지만, 비슷한 신고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접수돼 공포감이 커졌다. 

경찰은 울산에 배송된 소포를 누가, 어디서 보냈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만과 중국 당국에 협조를 요청했다.

대만 당국은 이 소포가 대만을 경유했을 뿐 최초 발송 장소는 중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소포가 해외 온라인 쇼핑몰 판매 실적과 평점을 조작하기 위해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하는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혹시 있을지 모를 테러 가능성 등에 대비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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