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 아닌 국화 참담…슬픔에 그쳐선 안돼” 동료교사 추모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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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부산을 비롯한 전국에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새내기 교사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한 동료 교사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23일 부산시교육청 주차장에 마련된 분향소는 추모객들로 북적였다.
분향소를 방문한 70대 여성은 "자녀가 교사로 근무하는데 남의 일 같지 않아 조문하러 왔다"면서 "평소 일이 힘들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이런 비극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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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선 교사 등 5000명 집회
지난 주말 부산을 비롯한 전국에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새내기 교사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한 동료 교사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23일 부산시교육청 주차장에 마련된 분향소는 추모객들로 북적였다. 분향소 인근에는 근조화환 수십 개와 조문객의 추모 메시지가 가득했다. 근조화환은 교육기관이나 교원단체에서 보낸 것도 있지만, ‘동료 교사 일동’ ‘선배 교사’ 명의로 배달됐다. 조문객들은 정성스럽게 고인의 명복을 비는 애도 메시지를 썼다.
한 포스트잇에는 ‘같은 신규교사로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카네이션이 아닌 국화꽃이 쌓인 모습을 보니 참담합니다. 교실에서 외롭고 쓸쓸했을 선생님, 부디 그곳에서는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분향소를 방문한 70대 여성은 “자녀가 교사로 근무하는데 남의 일 같지 않아 조문하러 왔다”면서 “평소 일이 힘들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이런 비극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부산 분향소에는 총 2000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됐다. 부산 분향소는 교육청 1층 별관으로 자리를 옮겨 오는 28일 오후 5시까지 연장 운영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서초구 서이초교에 마련된 분향소를 이날까지만 운영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이초가 추모 공간이 되어야 마땅하나 (학교의) 방학 중 방과후교실, 돌봄교실 등의 교육 활동으로 서이초 분향소는 23일까지 운영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다만,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마련된 분향소는 28일까지 연장 운영한다.
앞서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는 검은 옷과 마스크 차림의 교사와 교대생 5000명(주최측 추산)이 모였다. 서이초등학교 2년차 교사 A 씨가 목숨을 끊은 사건에 분노해 각지의 전·현직 교사와 예비교사가 집결한 것이다. 교사들은 차례로 연단에 올라 A 씨를 추모하는 한편 교권 침해 실태를 고발하고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자신을 9년차 교사라고 밝힌 참가자는 “나 혼자만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버텼던 게 지금과 같은 일을 일으킨 것 같아 부채감을 느낀다”며 “학부모 민원에 더해 교실에서도 학생들에게 아무 말 할 수 없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에 무력감을 느낀다”고 했다. 또 다른 교사는 “학생 인권과 학부모 인권 만큼 교권 역시 보호해달라”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다 같이 ‘진상규명을 촉구한다’ ‘교사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선 교육 현장에서 체감하는 위기가 교권 차원이 아닌 생존권의 차원이라는 호소인 셈이다.
이날 집회는 이번 사건으로 구성된 자발적 교사 모임 공교육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조직했다. 대책위는 “이번 일이 분노와 슬픔이라는 감정으로만 끝나지 않길 바란다”며 “연대를 통해 교사들의 권리를 찾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자”고 주장했다. 또 “현장의 교사들은 학부모에 의한 무차별적 폭언과 위협에 노출돼 있다”며 “교사 생존권 보장에 대한 교육부의 대처방안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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