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동포 정치인 배양 산실…한인 미국 시민협회

YTN 2023. 7. 2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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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서 깊은 교육 도시, 보스턴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한인 2세 김유한 씨는 오늘도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현대적이고 엘리베이터가 가까워서 이쪽 출입구를 이용해요. 저는 8층에서 일하거든요."

역사와 정치를 공부하는 대학생 유한 씨는 여름 방학 동안 타이완계 여성 시장이 이끄는 보스턴 시청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백인 남성이 아닌 시장은 보스턴 역사상 최초인데요.

같은 아시아계이자, 정계 진출을 꿈꾸는 유한 씨에게는 의미가 남다른 존재입니다.

[김유한 / 학생 : 되게 큰 우상이죠. 보스턴도 미국에서 되게 크고 중요한 도시인데 높은 자리에서 일도 되게 잘하고 열심히 하고 이 사람 덕분에 보스턴 시청에서 일하는 게 좋아요.]

유한 씨가 일하는 곳은 보스턴 시청의 '다언어 지원 부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민자들이 경찰서와 소방서 등 공공 서비스 접근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돕는 곳입니다.

유한 씨는 그중에서도 한국어 사용자들의 권리와 이익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죠.

[김유한 / 학생 : 한국어 구사자들을 위해서 다언어 지원 부서에서 도울 수 있는 구체적인 여러 방법을 찾고 있어요. 그래서 보스턴 한인 사회를 보고 있는데 대부분 유학생이나 일 때문에 와 계신 것 같고….]

직원 대부분이 재택근무와 출퇴근을 병행해, 협업보단 스스로 연구하는 시간이 많은데요.

그럴수록, 주어진 자율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제니퍼 웡 / 보스턴 시청 다언어 지원 부서 : 유한 씨는 주체적으로 자기가 관심 있는 일을 연구할 수 있고요. 그게 우리 사무실과 우리가 하는 일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유한 씨는 보스턴에서 비행기로 2시간이 걸리는 오하이오 출신입니다.

재학 중인 대학교는 코네티컷에 있는데요.

아무 연고 없는 이곳 보스턴에서 유한 씨가 인턴으로 일할 수 있는 건 한인 단체의 인턴 프로그램 덕분입니다.

정치력 신장을 목표로 미주 한인들이 세운 '뉴잉글랜드 한인미국시민협회'에서 차세대 한인을 정치 인턴으로 뽑고 있죠.

모금과 기부금 등으로 기금을 마련해, 일부는 지역 정치인들에게 인턴을 보내는 대가로 후원하고, 일부는 인턴 장학금으로 쓰고 있습니다.

20여 년간 이어진 이 프로그램을 통해 100명 넘는 우수한 한인 청년들이 이력을 쌓고, 미국의 로비스트와 고위 공무원 보좌관, 외교부 직원 등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고 / 컬럼비아 로스쿨·이전 기수 인턴 : 인턴 여러분, 여러분은 정계로, 로스쿨로, 아직 모르지만 가고 싶은 곳에 진출할 겁니다.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저에게 이 순간은 정말 기념비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양미아 / 뉴잉글랜드 한인 미국 시민 협회 회장 : 정치계에서 인턴을 하면서 자부심을 느끼고 미국 내부가 어떻게 돌아가는가, 네트워킹을 잘해 놓으면 또 이게 다 도움이 되는 것 아니겠어요?]

성적표와 추천서 등 각종 서류를 꼼꼼히 심사하는 건 물론, 한인 사회 지도자로서 적합한지, 파견될 사무실 정치인과 성향은 맞는지 검증하는 면접을 거쳐 올해 뽑은 인턴은 유한 씨를 포함해 모두 여섯 명.

장학금 수여식과 기금 마련 모금 만찬을 겸한 행사엔 선발된 인턴과 가족, 동포 사회 인사들은 물론 현지 정치인도 참석해, 꿈을 향한 도전을 앞둔 인턴들에게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냈습니다.

[에리카 아이터호번 / 매사추세츠주 연방 하원의원 : 가장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 특히 한인 젊은이들이 정치의 공공 부문에서 봉사하기 위해 나서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자리에서 그들을 돕고 지원할 수 있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유한 씨는 이런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 간 갈등을 풀고, 공통 이익을 찾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마음을 거듭 다집니다.

[김유한 / 학생 :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제 정체성이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의 지정학적 상황에 관심 있거든요.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협회는 대학생에 국한됐던 인턴 프로그램 대상을 고등학생으로도 확장하는 등, 한인 정치인 배출이라는 목표를 향한 역할을 늘리고 있습니다.

[김문수 / 뉴잉글랜드 한인 미국 시민협회 설립자 : 정치 인턴 모금 만찬에서 100명 이상을 (인턴으로) 보냈는데 그중에 몇 명이라도 미국 정치사회에 나올 수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게 저희의 바람이죠.]

앞으로 더 많은 한인이 미국 정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미래 세대 동포 양성과 지원에 더욱 힘을 모아 매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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