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무궁무진한 잠재력'…최다 A매치 듀오가 본 세계 여자축구

이의진 2023. 7. 2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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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경기씩 뛴 지소연·조소현, 월드컵서 여자축구 발전상 반겨
조소현 "남자보다 더 거칠고 재미있을 수도…투자 더 이뤄져야"
지소연 "남자축구, 발전할 만큼 발전…여자 쪽은 할 게 무궁무진"
2023 국제축구연맹 여자 월드컵 개막식 [EPA=연합뉴스]

(캠벨타운[호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지소연(수원FC 위민)과 조소현(토트넘)의 위상은 한국 축구에서 특별하다.

이 두 선수가 뛴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의 합이 300경기가 될 날이 머지않았다.

145경기씩 뛴 둘은 남녀를 통틀어 통산 A매치 최다 출전 공동 1위다.

남자 선수 중 최다 출전자는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상 136경기)으로 모두 은퇴했다.

1988·1991년생인 조소현과 지소연은 현역인 데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다.

'한국 여자축구'로 시야를 좁히면 둘의 위상은 더 높아진다. 유럽 무대로 뛰어든 선구자적 입지가 더해진다.

지소연은 2014년 잉글랜드 첼시, 조소현은 2018년 노르웨이 아발스네스에 입단하며 유럽 진출의 꿈을 이뤘다.

이후 지소연이 8년간 첼시 유니폼을 입고 뛰다가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왔다면, 조소현은 잉글랜드 무대로 도약해 토트넘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최고의 커리어'를 자랑하는 둘은 지난 20일 개막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도 나선다.

두 선수가 개최지 호주에서 느끼는 건 전 세계 여자축구의 발전상이다. 둘 다 여자축구의 성장이 반갑다.

인터뷰 하는 조소현 (캠벨타운[호주]=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출전하는 여자 축구대표팀의 조소현이 2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외곽의 캠벨타운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다. 2023.7.23 utzza@yna.co.kr

23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외곽의 캠벨타운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팀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조소현은 "이번 월드컵에서 다들 본 것처럼 여자축구에서는 아시아든 아프리카든 만만한 팀이 없다"고 말했다.

뉴질랜드가 개막전에서 강호 노르웨이를 잡고, 나이지리아가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 우승팀 캐나다와 무승부를 이루는 등 '언더독'들이 저력을 보여준 흐름을 짚은 것이다.

조소현은 "여전히 독일, 미국, 캐나다 등이 유리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남자부보다는 여자부가 월드컵에서 팀들끼리 경쟁이 더 치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더 볼거리도 많고, 더 거칠고, 더 재미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될 가능성이 남자축구보다 (여자축구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월드컵은 최초로 32팀이 출전한 대회다. 총상금도 1억5천200만달러(약 1천959억원)로 책정돼 5천만달러였던 2019년 프랑스 대회보다 크게 늘었다.

세계적으로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각국도 이전보다 향상된 경기력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도 이번 월드컵이 '편견을 뒤집을 대회'가 될 것이라 자신한다.

개막 전 기자회견에서 "여자축구가 여전히 별로라거나, 재미없다거나, 남자축구의 열등한 판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이 실제로 경기를 보면 환상적이라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를 꺾은 뉴질랜드 [AP=연합뉴스]

이런 흐름을 반긴 조소현은 내친김에 상금, 투자 등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목소리를 냈다.

조소현은 "상금이 많이 늘었지만, 남자 대회에 비하면 ¼ 수준밖에 안 된다고 들었다"며 "여자축구는 전 세계적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주장한 선수들에게 나도 동의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7일 개최국 호주 선수들은 특별 제작된 영상을 공개해 "FIFA는 여전히 성취가 같은데도 남자부의 ¼에 불과한 상금만 제공한다"고 비판해 주목받았다.

상금이 커지는 추세는 반갑지만 당장의 절대치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대회 총상금 중 1억1천만달러가 클럽에 돌아가는 보상금을 뺀 순수 상금인데, 지난해 카타르 남자 월드컵(4억4천만달러)과 간극은 크다. 각국 방송사가 내는 중계권료 등 '시장 규모' 차이가 커서다.

조소현은 "여자축구가 발전하려면 인프라도 좋아져야 하고, 무엇보다 투자가 더 이뤄져야 한다"며 "선수들도 그만큼 더 보여주려고 해야 한다. 모든 선수가 스스로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만큼 많은 보상을 받고 싶어서 (타국 선수들이)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하는 지소연 (캠벨타운[호주]=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표팀의 지소연이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사흘 앞둔 22일 오후 호주 시드니 외곽의 캠벨타운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 하고 있다. 2023.7.22 utzza@yna.co.kr

전날 훈련을 마치고 만난 지소연은 아예 전 세계적인 여자축구 발전을 예상했다고 했다.

지소연은 "나는 외국에 워낙 오래 있었다. 발전 속도가 빠르고 (여자축구가) 치고 올라온다는 게 전혀 놀랍지 않다"며 "당연히 예상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소연이 지난해까지 활약한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는 2021-2022시즌 중계권, 관중 등 수익으로 3천200만파운드(약 530억원)를 벌었다. 전 시즌보다 수익만 60%가 증가한 것이다.

잉글랜드는 지난해 7월 자국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여자 유로 2022)에서도 우승과 흥행도 동시에 잡았다.

당시 런던에서 열린 독일과 결승전에는 8만7천192명이 찾아 남녀 유럽선수권대회를 통틀어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잉글랜드의 환경을 안다'는 지소연은 "거기 있으면 여러 나라에서 온 여러 선수를 본다. 이번 대회에서 각국의 경기력이 이렇게 빨리 올라온 게 다른 사람에게는 놀랍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자축구는 발전할 만큼 발전했다. 이제 무엇을 더 할 게 없는 수준까지 올랐다"며 "그런데 여자 쪽은 아직 무궁무진하다. 할 일도 많다. 그래서 얼마나 발전할지 굉장히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콜롬비아전 이틀 앞두고 필승 훈련 (캠벨타운[호주]=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인 콜롬비아전을 이틀 앞둔 23일 오후(한국시간) 대표팀의 지소연, 조소현, 김혜리 등 선수들이 호주 시드니 외곽의 캠벨타운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훈련하고 있다. 2023.7.23 utzza@yna.co.kr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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