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왕이, 한중일 고위급 회담 개최 타진”… 3국 정상회의 연내 열리나

일본 교도통신 "왕이가 일본에 타진"

박진(왼쪽 두 번째) 외교부 장관, 왕이(맨 오른쪽)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하야시 요시마사(맨 왼쪽) 일본 외무장관,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이 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최근 일본에 ‘한중일 고위급 회담’ 개최 의사를 타진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3일 보도했다. 2019년 이후 중단된 한중일 정상회의가 4년 만에 성사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교도통신은 이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왕 위원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과 회담하며 한중일 3국의 차관급 협의 개최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자카르타에서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비롯,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가 열렸다.

일본은 이 제안이 2019년 12월 이후 중단된 한중일 정상회담 재개를 위한 의사표시로 보고, 관련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도 이 같은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일 대화는 통상 일반 간부급 협의에서 외교장관 회담,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만큼, 차관급 협의를 통해 정상회담 개최의 물꼬를 틀 가능성이 있다. 올 3월 한일 정상회담 당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중일 고위급 프로세스를 조기에 재가동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양국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중일은 2008년부터 일본→중국→한국 순으로 의장국을 번갈아 맡는 3국 정상회의를 8차례 열었다. 그러나 2020년 한국이 주최하는 3국 정상회의는 코로나19와 한일관계 악화로 불발됐고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것이 마지막이 됐다. 이에 연내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의장국은 한국이 맡게 된다.

다만 일본 정부 내에서 중국의 이번 제안을 한미일 안보 협력에 균열을 내려는 목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