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순항미사일 발사’ 韓·주일미군 겨냥 모의 핵타격 시험한 듯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2023. 7. 2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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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2일 새벽 서해상으로 '북한판 토마호크'로 추정되는 장거리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쐈다.

군 관계자는 "강순남 북한 국방상이 20일 SSBN 기항 등 미 전략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대가 '핵무기 사용조건'에 해당한다고 위협한 직후에 순항미사일로 한국내 주요 표적과 주일미군 기지 등에 대한 동시 다발적 모의 핵 공격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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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전략순항미사일’인 ‘화살-2형’ 발사 장면.(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22일 새벽 서해상으로 ‘북한판 토마호크’로 추정되는 장거리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쐈다. 미군의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SSBN-773) 부산항 입항이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한다고 위협한 지 이틀 만이다. 앞서 19일 새벽에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이 유력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동해상으로 발사한지 사흘 만에 또 다시 새벽 취약 시간대를 골라 기습 핵타격 위협을 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 정전협정일(27일)에 대규모 열병식의 임박 징후도 속속 포착돼 한미 당국이 주시중이다.

●韓·주일미군 겨냥 모의 핵 타격 시험한 듯

23일 군에 따르면 22일 오전 4시경부터 북한 내륙 지역에서 서해상으로 여러 발의 순항미사일이 발사됐다. 한미 당국은 위성과 조기경보통제기 등에 포착된 세부 비행 제원을 분석 중이다. 군 소식통은 “‘북한판 토마호크’로 불리는 화살-1형 또는 2형 3~4발가량 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올 3월 22일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모형 핵탄두를 탑재한 화살-1형과 2형을 각 2발씩 총 4발을 발사해 600m ‘초저고도’ 상공에서 공중 폭발시키는 시험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동해에 설정된 1500km와 1800km 거리를 타원 및 ‘8자형’ 궤도를 따라 비행한 뒤 목표에 명중했다고도 했다.

이번에도 같은 방식의 테스트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순항미사일의 비행속도는 음속(시속 약 1224km)에는 못 미치지만 수십 m~수백 m 초저고도로 궤도를 이리저리 바꿔 비행해 레이더 등으로 탐지·추적이 힘들다. 화살-1·2형의 사거리(최대 2000km)에는 한국과 일본 전역이 포함된다. 군 당국자는 “한반도 전역과 미 증원전력이 배치된 주일미군 기지를 언제든 핵으로 때릴수 있다고 협박한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KN-23을 평양 순안에서 켄터키함이 입항한 부산 남구 해군작전기지까지의 사거리에 맞춰 동해로 쏜 뒤 순항미사일까지 무력 시위에 동원한 것은 미사일 종류에 상관없이 전술핵으로 미국의 확장억제 전력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강순남 북한 국방상이 20일 SSBN 기항 등 미 전략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대가 ‘핵무기 사용조건’에 해당한다고 위협한 직후에 순항미사일로 한국내 주요 표적과 주일미군 기지 등에 대한 동시 다발적 모의 핵 공격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과 SSBN 입항 등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에 맞서 북한은 ‘맞불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승절(27일) 전후로 핵무력 고도화를 과시하는 추가 도발이나 무력시위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군은 대북감시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대형부교 설치 등 열병식 임박 징후

이런 가운데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평양 김일성광장 앞과 대동강 건너편을 잇는 대형 부교 2개가 설치된 모습이 민간위성이 20일 촬영한 사진에서 포착됐다. 북한은 지난해 4월과 올 2월에도 열병식 일주일 전 같은 위치에 대형 부교를 설치한 바 있다. 부교에는 폭죽과 조명 시설 등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VOA는 전했다.

한미는 전승절 기념 열병식이 임박한 징후로 보고 있다. 앞서 올 2월 건군절 75주년 열병식 에서 화성-18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첫 공개한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도 새로운 전략무기를 등장시킬지 주목된다. 북한은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 열병식에서 핵·미사일 고도화를 과시하는 새 무기를 공개해 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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