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배가 살살 아프네”…오래가는 장 트러블, 설마 이 질환? [건강메신저 메디TALK]

2023. 7. 2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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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닥터 차정숙’이라는 드라마에서 크론병 환자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나오면서 크론병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늘었다. 드라마에서는 크론병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묘사해 많은 논란이 됐는데, 크론병 환아들을 직접 진료하는 의사로서 이 질환이 대중에게 잘못 알려지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까웠다.

◇크론병이란= 아주 간단히 이야기하면, 크론병은 만성적으로 장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 염증이 발생할 수 있고, 치료하지 않으면 염증이 계속되며 점점 심해진다. 장의 어느 부위에 염증이 생겼는지에 따라 임상증상은 다를 수 있지만 복통, 설사, 체중감소, 항문주위 합병증(누공·농양), 성장부진 등이 흔하게 발생한다.

◇크론병 원인은=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서구음식(Western diet)으로 대표되는 식습관 변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생각되며 그 밖의 여러 환경적·유전적 요인, 장내 세균총의 변화 등이 우리 몸에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른 만성 질환과는 달리 10~20대에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크론병은 유전병인가= 유전 요인이 질병의 발현에 직결하는 것을 유전병으로 정의한다는 측면에서 크론병은 일반적 의미의 유전병이라고 할 수는 없다.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다른 만성 질환들과 마찬가지로 가족력이 있으면 질병 발생 위험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음식과 같은 환경인자도 질병 발생에 큰 영향을 준다. 실제로 크론병이 진단되는 환자 중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15% 정도다.

류인혁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어떤 증상이 있을 때 크론병을 의심해야 하나= 크론병의 3대 증상은 복통, 설사, 체중감소다. 하지만 실제로 크론병이 진단될 때 이 증상 중 일부만 있는 경우도 많다. 오히려 크론병을 의심해야 할 때 중요한 것은 증상이 오래간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장염이라면 대부분 1달 이내, 늦어도 2달 이내에는 증상이 좋아져야 하는데 복통, 설사, 체중감소와 같은 증상이 너무 오래 가거나 자주 반복(1년에 몇 번씩)된다면 그것은 크론병을 의심해 봐야 하는 증상이다. 또 우리나라 크론병 환자의 약 30%에서 항문 주위 질환이 동반되기 때문에 소아 또는 젊은 성인에서 항문 질환이 발생한다면 크론병을 의심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크론병이 의심될 때 어떤 검사를 하나=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따라서 크론병이 의심되는 경우는 모든 부위를 다 확인해 봐야 한다. 위내시경으로 식도·위·십이지장 병변을, 대장내시경으로 대장 병변을 확인 할 수 있고, 소장은 캡슐 내시경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대변 검사(Calprotectin)를 통해 소화관 염증수치를 보는 검사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 검사 결과가 이러한 내시경, MRI 검사의 필요 여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크론병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크론병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발생했던 염증을 없애고 질병의 진행을 막는다면 일상 생활을 하는데 문제 없이 잘 지낼 수 있다. 물론 염증의 정도가 너무 심해서 심한 합병증으로 고생하거나 약의 반응이 떨어져서 치료가 쉽지 않은 환자들도 일부 있지만, 염증이 잘 조절돼 일상 생활을 잘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아무래도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될수록 이러한 합병증이 있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되도록 늦지 않게 병을 진단해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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