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스타트업 육성으로 지방소멸 극복하자
국내 행정구역 중 인구 감소 등으로 소멸 위기에 있는 지역을 '소멸 위험' 지역이라 한다.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올해 118곳이나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이 인구가 감소해 지역이 소멸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 소멸은 이미 10년 전부터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지역 인구 감소와 함께 수도권 인구 편중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정부는 이러한 지방소멸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경제 활성화, 교육 지원, 출산 및 육아 지원 등 다각적으로 정책을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정책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방 소멸 대응책이 몇 년 안에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청년인구 유입 관점에서 자원의 집중이 필요하다. 청년은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노동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출산을 통해 인구 재생산이 가능한 계층이기 때문이다. 지방의 청년인구 유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6월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지역에 '스타트업 쉐어하우스 타운'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지방에 청년 유입을 위해서는 청년 일자리 창출이 지름길이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 3월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지역별 벤처투자 규모 및 고용증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은 2703개, 벤처투자 금액은 총 5조7183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북·강원 등 지방에 대한 벤처투자 금액은 5039억원으로 8.8%에 불과했다. 대전 대구 광주 부산 울산 등 5개 광역시 또한 6536억원으로 11.4%로 집계됐다. 반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있는 기업에 4조5608억원의 벤처투자가 이루어져 80% 가까이가 수도권 기업에 투자되었다. 이로 인한 고용 증가 역시 83%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지방은 7.3%, 5대 광역시는 9.4%에 그쳤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 중인 'K-유니콘 프로젝트'를 보면 전체 '아기 유니콘'(기업가치 1000억원 미만 비상장 기업) 선정 251개사 가운데 80%가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으로 키우겠다며 정부가 선정하는 아기 유니콘 10곳 중 8곳이 수도권에 소재해 있어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미래 유망 기업들마저도 수도권에 집중화 되어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청년들이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유입돼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남들이 가지 않는 차별화된 정책과 과감한 투자가 지금 필요하다. 대항해시대에 가장 유명한 인물과 역사적 업적을 이야기하면 아마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와 그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이야기일 것이다. 콜럼버스는 대서양을 향해할 계획을 세우고 영국, 프랑스, 포르투칼 등에 투자를 제안하였지만 번번이 거절 당했다. 하지만 포기를 모르는 콜럼버스는 포르투갈과 경쟁 관계에 있던 이웃 나라 스페인을 찾아가 여왕 이사벨 1세 앞에서 자신의 항해 계획을 마침내 설득하여 스페인을 든든한 투자자로 만들었다. 자본이 필요했던 콜롬버스와 새로운 영토를 원했던 스페인은 손을 맞잡아 유럽에서 아무도 가지 않았던 대서양의 신항로 개척과 신대륙을 발견했다. 이 새로운 항로 개척과 신대륙과의 만남은 세계사에서 중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시발점이 되었다. 스페인이 경제적 부를 극대화하며 유럽의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디딤돌 역할을 하였다.
지방의 스타트업 육성도 대항해시대에 신항로와 신대륙을 발견하는 것처럼 위대하고 혁신적인 일이다. 콜롬버스와 같은 도전적인 창업자가 스타트업을 지방에서 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예비창업 지원 정책이 지금보다 더 강화되어야 한다. 성장 단계별 맞춤형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지방에 대규모 지역펀드 조성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투자 회사들이 지방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중앙정부는 과감한 규제 개혁과 파격적인 재정 및 정책 지원을 펼쳐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항해시대 누구도 가지 않았던 새로운 항로를 개척한 콜럼버스와 같은 창업자들이 지방에 많이 유입돼 새로운 지방시대를 열어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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