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L당 3000원 코앞...밀크플레이션 올라, 고심 깊은 정부

조소진 2023. 7. 23. 18: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유 원료인 원유(原乳) 가격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며 정부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원윳값 상승에 따른 유제품 및 유가공식품 가격 연쇄 상승)'을 막을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최근 폭우로 먹거리 물가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원윳값 상승 → 우윳값 상승 → 빵, 아이스크림 및 가공식품 가격 인상 → 외식 물가 영향'으로 이어지는 '밀크플레이션'은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낙농진흥회, 원유 가격 협상 재개
"생산비 올라 원윳값 인상 불가피"
정부, '밀크플레이션' 제지 방법 고심
2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우유 원료인 원유(原乳) 가격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며 정부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원윳값 상승에 따른 유제품 및 유가공식품 가격 연쇄 상승)’을 막을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 정책 지원을 위해 설립된 특별법상 기구인 낙농진흥회의 소위원회는 24일 원유 가격 협상을 재개한다. 원유 가격은 낙농진흥회 이사 7명(진흥회 1명, 생산자 3명, 유업계 3명)으로 꾸려진 소위원회에서 지난해 생산비를 고려해 결정된다. 소위원회는 6월 말부터 9차례 협상을 해왔으나, 큰 진전은 없었다.

논의 기준점인 생산비가 올라, 원윳값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2022년 축산물 생산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L당 우유 생산비는 전년 대비 13.7%(115.8원) 상승한 958.7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사료비와 운송비용이 오른 영향이 크다. 그나마 올해부터는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적용돼, 마시는 우유는 전보다 낮은 수준(전년 생산비 상승분의 60~90%)에서 가격 인상 범위가 논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윳값은 L당 최소 69원, 최대 104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협상안에서 가장 낮은 가격만 올려도 원윳값은 L당 최소 1,066원이 된다. 처음으로 1,000원을 돌파하는 것이다.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등 유업계는 매년 원윳값 인상 폭을 반영해 소비자 가격을 올려왔다. 지난해 L당 원유 가격이 49원 오르자, 유업계는 우유 가격을 10% 안팎으로 올렸고 이에 1L들이 우유 한 팩 소비자 가격은 2,800원대에서 형성됐다. 이번 원윳값 인상은 역대 최대 인상 폭이 될 전망이라, 1L 우유 가격이 3,000원대를 웃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물가가 겨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는 정부로선 달갑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농식품부가 앞서 7일 유업체 10곳을 불러 소비자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최근 폭우로 먹거리 물가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원윳값 상승 → 우윳값 상승 → 빵, 아이스크림 및 가공식품 가격 인상 → 외식 물가 영향'으로 이어지는 '밀크플레이션'은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실제 정부의 압박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유업계는 도매가에 약 30~40% 정도의 마진을 붙이고 있다"며 "우유 소비 실태 특별조사나 업계 간담회 등을 추가로 진행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 요인을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세종=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