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용산 관저 이전, ‘풍수가 개입’ 등 비정상 전모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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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사는 대통령 관저가 지난해 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인근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갑자기 바뀌었다.
지난해 3월20일 윤 대통령이 직접 당선자 신분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육군총장 공관을 관저로 리모델링하는 비용이 25억원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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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사는 대통령 관저가 지난해 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인근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갑자기 바뀌었다. 지난해 3월20일 윤 대통령이 직접 당선자 신분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육군총장 공관을 관저로 리모델링하는 비용이 25억원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그러고선 한달 만인 4월25일 외교부 장관 공관을 새 관저로 쓰기로 했다는 청와대 용산 이전 티에프(TF) 발표가 나왔다. 갑작스러운 관저 변경 배경에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는 무속종교인인 ‘천공’의 개입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나 티에프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엔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과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당시 공관 경비를 맡았던 군 관계자 보고 등을 근거로, 지난해 3월 천공이 육군총장 공관을 방문한 뒤 관저가 변경됐다는 의혹을 한층 구체적으로 제기했다. 이때도 대통령실은 의혹을 부인하고, 오히려 의혹을 제기한 이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그런데 경찰 수사 결과 지난해 3월 풍수가 겸 관상가인 백재권 사이버한국외대 겸임교수가 실제 육군총장 공관을 방문한 것으로 지난 21일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해 3월 한달치 공관 폐회로티브이(CCTV)를 모두 돌려 본 끝에 백씨의 방문 사실을 확인했다. 티에프 팀장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과 부팀장 김용현 경호처장이 백씨 방문에 동행한 사실도 밝혀냈다고 한다. 이들 모두 풍수나 무속, 역술 등의 비합리적 이유로 관저가 바뀐 게 아니냐는 의문 제기에 대해 괴담, 선동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백씨 방문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여당에선 방문자가 천공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애초 문제제기 자체가 “거짓 선동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끄러움이라곤 없다. 또 “백씨는 김정숙 여사, 이재명 대표 부부도 만났다”며 뭐가 문제냐고 받아치고 있다. 국민이 바보인 줄 아나. 대통령 관저 이전이라는 중대한 국정 현안이 풍수나 무속 같은 비합리적 요인에 휘둘린 것과 개인적 만남을 어떻게 동일시할 수 있나.
백씨 방문과 비슷한 시기 김건희 여사가 육군총장 공관 등을 방문한 일 사이 연관성에 대한 의혹도 더욱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침묵할 게 아니라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 이번 일을 보며 국정 추진 과정에 무속 색채를 짙게 물들였던 최서원(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를 떠올리는 국민이 적지 않다. 한점 미진함이 없게 관저 변경 의혹의 전모를 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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