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새 두배로 뛴 P-CBO 금리… 중견기업도 고금리에 허덕
지난달 한신공영 조달금리로 8%.. 일부기업 QIB·메자닌시장 노크
무엇보다 발행 한도가 있는 탓에 기업들로선 무한정 손을 벌릴 수가 없다. 이에 일부 기업은 QIB(적격기관투자자) 시장과 메자닌 채권시장을 찾는 등 고금리 상황에서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중견기업도 연 8~10%대 조달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 한신공영은 지난 21일 1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2년물로 표면이율은 연 8.0%에서 결정됐다. 한신공영의 신용등급은 BBB- 수준이다.
올해 2월 발행한 1년물 공모채 표면이율이 연 9.5%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조달금리가 소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한신공영은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조달경로를 새로 개척하는 모습이다. 설립 후 처음으로 QIB 시장을 찾았다. 한신공영은 이달 21일 QIB 시장에서 400억원 규모의 2년물 사모채를 표면이율 연 4.781% 수준에서 찍었다. QIB 시장은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적격기관투자자만이 참여할 수 있다. 신생기업 또는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 중소기업에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QIB 사모채는 공시 등의 부담은 없어 발행자로선 부담이 덜하다. 그러나 QIB 사이에서만 거래해야 하는 제한이 있어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동부건설은 올해 들어 6차례에 걸쳐 사모채 총 27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만기는 6개월~1년물이지만 표면이율은 연 9~10%대였다. 동부건설은 지난달 25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도 했다. 표면이자율이 3개월 복리로 9%에 달했다.
통신장비 케이스 전문업체인 서진시스템은 지난 13일 1년물 사모채 40억원어치를 연 8.8%에 찍었다. 앞서 서진시스템은 올해 5월 200억원 규모의 P-CBO를 연 5.266%에 발행한 바 있다. 카메라모듈업체 캠시스와 자동차 부품업체 대우공업은 각각 연 7.7, 연 8.0%에 1년물 사모채를 찍었다.
■P-CBO 금리 두 배로 껑충, 발행한도 '한계'
중견·중소기업들의 숨통을 트여주던 P-CBO 시장은 조달 '치트키'로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P-CBO 금리도 국고채 금리의 영향권에 있는 만큼 2년 사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자금조달이 필요한 기업들로선 '울며 겨자먹기'로 조달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실제 까스텔바작은 이달 20일 P-CBO 2년물을 연 7.398%에 발행했다. 2020년 7월 발행한 3년물 P-CBO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이를 차환하기 위한 것이다. 3년 전 발행한 P-CBO 금리가 연 3.177%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자 부담은 두 배 이상 커졌다.
대기업 계열사도 안심할 수 없다. 이랜드 외식사업을 담당하는 이랜드이츠는 이달 17일 사모채 1년물 50억원어치를 연 8.9%에 발행했다. 2020년 10월 발행한 3년물 P-CBO 금리가 연 3.120%였다.
당분간 글로벌 긴축 기조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기업들은 '버티기'에 들어가야 할 형편이다. 시장에선 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5.0~5.25% 수준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7월이 마지막 기준금리 인상이 될 것"이라면서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고채 금리는 올해 초 연 3.782%에서 4월 중 연 3.1%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 기조로 돌아섰다. 21일 기준 연 3.602%를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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