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사장 한국기업과 AI동맹 예고...“놀라운 혁신 보게 될 것”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2023. 7. 2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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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닉 클레그 글로벌담당 사장
메타 AI 라마2로 맞춤 AI 구축 가능해져
세계 놀랄만한 혁신 한국서 나올 것
소수 기업이 AI 생태계 독점해서는 안 돼
닉 클레그 메타 사장
메타는 지난18일(현지시각) 오픈소스 기반 대규모언어모델 라마(LLaMA)2를 전격 공개했다. 오픈AI 챗GPT나 구글 바드는 클라우드 상에서만 접속이 가능한 반면 라마2는 누구나 무료로 자신의 PC에 내려받을 수 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챗GPT나 바드 보다 개방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라마2를 활용해 수많은 기업과 학교가 나만의 인공지능을 구축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린 것이다. 라마2 발표를 맞아 메타의 닉 클레그 사장을 매일경제가 인터뷰했다.

▶ 한국을 2012년 방문했다. 어떠한 인상을 받았나.

― 영국 부총리로 한국을 방문해 놀라운 경제력과 혁신 정신을 느꼈다. 특히 한국은 디지털 영역에 강했다. 세계를 선도하는 놀라운 기업들이 있었고, 뛰어난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있었다. 전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디지털에 능숙한 고학력 인구가 많았다.

▶라마2를 발표한 이후 메타와 협업하는 한국기업이 있나.

― 우리는 이미 삼성과 협력하고 있다. 매우 중요한 관계다. 삼성은 우리 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기업과 지속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메타는 이제 대규모 언어 모델인 라마2를 공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 기업과 한국 학계는 처음부터 컴퓨팅이나 데이터 리소스를 구축하지 않고도 라마 버전 2를 사용할 수 있다. 메타는 구축 비용이 매우 비싼 최신 세대의 대규모 언어 모델을 무료로 배포하는 첫 주요 빅테크 기업이기 때문에 한국 기업과 유기적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다고 본다. 한국 기업은 이 기술을 적용한 자체 앱을 개발할 수 있다. 메타의 기술을 사용해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모든 한국 기업에 문을 열었다.

▶오픈소스 모델은 메타 뿐 아니다. 라마2의 특징은 무엇인가.

― 파라미터수가 70억개, 130억개, 700억개 등 세 가지다. 또 사전 학습 및 미세 조정 여부에 따라서도 모델을 구분할 수 있다. 사전 학습된 모델을 사용할 경우 보다 전문 지식이나 대규모 컴퓨팅 용량이 필요할 수 있다. 반면 미세 조정 모델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우리가 매우 광범위하게 훈련하고 미세 조정까지 마친 상태다. 소수의 기업이 혁신적인 기술을 독점적으로 책임지고 통제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메타가 공개한 오픈소스AI 라마2
▶라마2를 통해 한국기업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 앞으로 몇 주내에 한국에서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혁신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메타는 개방을 통한 혁신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믿지만, 지난 10년간 수많은 기업이 AI 데이터베이스와 모델을 공개해 온 것을 놓고 볼 때, 오픈 이노베이션을 무조건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수년간 이 일을 해 왔다. 이미 10년 이상 개방형 AI 연구의 선두주자였다.

▶인공지능을 무료로 개방하면 안전에 취약한 것 아닌가.

― 몇주 전에 아부다비의 TII에서 400억개 모델로 된 오픈소스 모델인 팔콘(Falcon)을 내놓았다. 때문에 오픈소스냐 아니냐가 이제 중요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다. 메타는 75페이지 분량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우리가 수행한 모든 안전 완화 조치나 테스트에 관해 설명돼 있다. 우리 모델은 어떤 오픈 소스 모델보다 훨씬 더 안전하고 엄격한 테스트를 거쳤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 안전 완화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350명의 직원이 몇 달에 걸쳐 작업에 매진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와 동반관계를 맺어 클랑드 애저를 통해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윈도에서 바로 사용 가능하며, 윈도에서 실행되는 허깅페이스를 통해 아마존 AWS를 통해 사용이 가능하다. 또 우리는 지난달 사람의 목소리를 매우 정확히 모방하는 ‘보이스 박스’라는 인공지능 도구를 출시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기술이 어떻게 사용될지, 오용할지 걱정돼 공개하지 않았다.

▶ 메타는 무료로 공개했다. 메타는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나.

― 메타는 사람들에게 대규모 언어 모델에 접속하는 것을 조건으로 요금을 부과해 돈을 벌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는 혁신의 톱니바퀴를 만들어 우리에게 혜택을 주고자 한다.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면, 그 혁신을 제품에 직접 통합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큰 이익이 된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혁신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훨씬 더 장기적인 베팅을 하고 있다. 우리는 제품으로 돈을 벌기 위해 서두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수익과 비즈니스가 어떤 의미에서 일치될 것이다.

▶ 무료 인공지능을 활용해 악용하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 라마2를 활용해 잘못된 정보나 기만적인 딥페이크 등 반갑지 않은 콘텐츠를 포함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기술과는 무관하다. AI 기술이 해당 콘텐츠나 해당 콘텐츠의 댓글 배포에 대한 최선의 보호책이라는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혐오 발언(hate speech)을 예로 들자면 발병률은 페이스북에서 0.02%에 그친다. 즉 1만 비트에 달하는 콘텐츠 중 단 2비트 뿐이다. 지난 2년 전 대비 5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이는 바로 인공지능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원하지 않는 콘텐츠를 식별하는 데 있어 AI 시스템이 이를 뒷받침할 것이다.

메타의 닉 클레그 사장
▶ EU와 미국을 중심으로 규제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저작권 침해에 대한 염려가 크다.

― 생성형 AI에 대한 규제는 전 세계적이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 인도 등 주요 디지털 경제국들이 규제를 모색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규제를 통일하는 것이다. 각각 규제를 만든다면 개발자들은 인공지능을 만들기 어려워 질 것이다. 단편적으로 하는 것 보다 종합적인 시선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모두에게 유익할 것이다.

▶ 인공일반지능(AGI)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는가.

― 어떤 사람들은 18개월 안에 일어날 것이라고 말하지만, 언제 일어날지는 정말 알 수 없다. 어떤 사람들은 향후 20년 동안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AI 시스템이 매우 정교해져서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갖게 된다면 인간의 지시로부터 독립적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으로 바뀔 것이기 때문에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것과 같다.

― 그런 세상이 온다면 사회적, 정치적, 윤리적, 규제적 대응이 완전히 달라져야 할 것이다. 이런 걱정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고 큰 언어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지금 대규모 언어 모델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자율성이 없다.

◆ 메타 닉 클레그 사장은…

메타의 닉 클레그 대외총괄 사장은 1967년생으로 영국 부총리 출신이다. 케임브리지대 고고학·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미네소타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유럽의회 의원을,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영국 하원의원을 역임했다. 2007년 자유민주당 당 대표로 당선된 후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대표와 함께 연립정부 구성을 주도했다. 영국 역사상 첫 연립 정권이었다. 그는 연립정권에서 부총리겸 추밀원(군주 자문기관) 의장을 지냈다. 2018년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페이스북에 영입됐다. 현재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외 메타를 이끄는 네 명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극과 극 사이에서 브렉시트를 막는 방법’‘영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는 방법’이라는 두권의 베스트셀러를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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