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발목 잡기에… 한발도 못나간 ‘화석연료 감축’ [뉴스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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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폭우와 폭염 등 이상기후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경제·정치적으로 세계를 주도하는 주요20개국(G20)이 화석연료 사용 감축 합의에 실패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G20 회의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가 재생가능 에너지로 전환하려면 연간 4조달러(약 5156조원)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개발도상국에 대한 재원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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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폭우와 폭염 등 이상기후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경제·정치적으로 세계를 주도하는 주요20개국(G20)이 화석연료 사용 감축 합의에 실패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G20은 전 세계 온실가스의 80%를 내뿜는 나라들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부 회원국은 화석연료 일괄 감축을 주장했지만, 반대편에서는 국가별 상황에 맞춰 감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맞섰다.
F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대표 화석연료 원유 수출량이 많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일부 국가들의 지지에 힘입어 일괄 감축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했다고 전했다.
속도조절론을 펼친 국가들은 대신 온실가스 포집 기술 개발에 집중하자고 제안했다. 이 기술은 화석연료 사용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모아 저장·활용한다. 하지만 이 기술은 실제 실증에 성공하거나 상용화된 사례가 단 1건도 없다.
이날 공개된 의장 요약문엔 반대 목소리와 함께 “일부 회원국이 (온실가스 포집 기술 등) 탄소 저감 및 제거 기술이 배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우려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AFP통신은 G20이 2030년까지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로 늘리는 것에도 의견 차이가 커 진통을 겪었다고 전했다. 회의에 참석한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부 장관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 합의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말했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두 나라는 세계에서 원유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다. 통신은 하벡 장관이 파벨 소로킨 러시아 에너지부 제1차관이 에너지 위기의 ‘뒤틀린 세계관’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덧붙였다.
재생가능 에너지 활용을 늘리기 위해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안건도 합의에 실패했다. G20 회의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가 재생가능 에너지로 전환하려면 연간 4조달러(약 5156조원)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개발도상국에 대한 재원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G20은 개발도상국에 연평균 1000억달러(129조원)를 지원하는 계획 달성을 촉구하는 조항에 합의하지 못했다.
독립 기후 싱크탱크 E3G의 올던 마이어는 이런 회의 결과를 두고 “매일 같이 최고 기온이 경신되고 있고 기후변화의 영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며 “G20 에너지 장관들로부터 행동에 대한 명확한 요구를 들을 필요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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