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대신 할인···'묶음배달' 득될까, 독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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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배달 업체들이 '묶음 배달'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묶음 배달은 배달 동선이 비슷한 주문건을 묶어 라이더 한 명이 배달하는 대신 배달비를 일부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엔데믹에 고물가까지 겹치면서 배달비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관련 업체들이 최근 확대하고 있다.
배달업체들이 앞다퉈 묶음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은 배달비 부담을 줄여 고객들의 수요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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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요기요 등 알뜰서비스 확대
고객 배달비 부담 소폭 줄었지만
일부는 "음식 너무 늦게 와" 불만
라이더도 "수익 줄어들어" 호소
배달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배달 업체들이 ‘묶음 배달’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묶음 배달은 배달 동선이 비슷한 주문건을 묶어 라이더 한 명이 배달하는 대신 배달비를 일부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엔데믹에 고물가까지 겹치면서 배달비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관련 업체들이 최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배달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이에 대해 소비자가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고, 일부 라이더들은 수익이 줄어들었다고 토로하고 있어 묶음서비스가 배달 업체들에게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 주부터 '세이브배달(멀티배달)’ 운영 지역을 서울 전 지역에 이어 경기 용인, 성남 등 경기 남부권으로 확대했다. 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기존의 쿠팡와우 할인 혜택에 추가로 세이브배달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세이브배달은 노선 상 근접한 주문건을 대상으로 최대 2건까지 묶어 배달하는 서비스다. 이를 이용하면 최대 1000원까지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가 세이브배달 여부를 선택할 수 있으며, 할인 비용은 쿠팡이츠가 부담한다.
배달의민족도 지난 3월부터 ‘알뜰배달’을 시행 중이다. 알뜰배달은 배달비를 1000원 저렴하게 받는 대신 여러 건을 묶어 배달하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한집배달 서비스가 30분 이내 배달됐다면, 알뜰배달은 평균 40~50분 걸리는 대신 배달비가 저렴하다. 요기요 역시 묶음배달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요기요는 익스프레스 전업 라이더와 배달대행업체를 통해 받던 주문 방식을 ‘크라우드 소싱’ 방식으로 전환하고 라이더 영입에 나섰다. 크라우드 소싱은 플랫폼 전담 라이더 외에도 일반인이 배달 업무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배달업체들이 앞다퉈 묶음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은 배달비 부담을 줄여 고객들의 수요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엔데믹으로 재택근무가 종료되고, 고물가 시대에 배달비 부담이 늘어나자 배달앱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달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 쿠팡이츠 배달앱 3사의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는 약 2921만명으로, 지난해 동기(3182만명) 대비 8.2%가 줄었다. 1년 새 260만명이 배달앱 이용을 중단한 셈이다.
각 업체들이 ‘묶음배달’ 서비스를 확대하고는 있지만 시장 안착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배달비가 1000원 줄어들지만, 동선 배차가 잘못 돼 30~40분 가량 배달 시간이 늘어나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라이더 역시 배달비 감소로 인해 수익이 줄어들기도 해 일각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기존에 단건 배달은 거리 상 1.3㎞ 초과 시 1000원이 추가됐다. 반면 세이브 배달은 1.5㎞ 미만까지는 기본 요금이 적용되며, 이후 100m당 200원씩 배달비가 추가된다. 단건 배달 시 배달비는 최저거리 기준 6000원으로 2건 배달비는 1만2000원이다. 그러나 세이브 배달 시 최저거리 기준으로 2건에 9000~9900원 수준에 불과하다. 건당 2000~3000원씩 수입이 줄어드는 셈이다. 한 전업 라이더는 “세이브배달의 경우 기본거리를 배달하더라도 단건배달 2건보다 시간이 20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묶음배달 배차를 거절하고 싶어도 횟수 제한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콜을 받아야 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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