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기처럼 쓰일 것" 응용서비스로 눈 돌린다
챗GPT로 촉발된 세계적인 AI(인공지능) 열풍이 새로운 흐름을 타고 있다. 세계적 AI 석학과 기술기업들이 성능 경쟁에서 응용서비스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최근 방한한 앤드류 응(Andrew Ng) 미 스탠포드대 컴퓨터과학 겸임교수는 지난 21일 공개강연에서 "AI는 전기와 같이 다양한 곳에 일반적으로 쓰이면서 우리 경제·사회 전반을 바꿀 것"이라며 "AI분야에 영원한 봄이 왔다"고 말했다.
응 교수는 생성형AI뿐 아니라 AI분야 전반의 성장을 점쳤다. 구글 등은 이미 온라인광고에 활용해 큰 수익을 내고 있고 LLM(거대언어모델) 훈련에도 쓰이는 지도학습은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만들고 있다. 그는 "지도학습이 만드는 가치는 이미 거대하지만 향후 3년 내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며 "생성형AI는 아직 미미하지만 3년 내에 2배 이상, 그 이후에는 폭발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응 교수가 강조한 것은 AI 애플리케이션 활성화와 이용사례 확보다. 그는 AI스택을 HW(하드웨어)·인프라·개발도구·애플리케이션 네 가지로 구분했다. 그러면서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반도체를 포함한 HW와 클라우드, 인프라 같은 자본집약적 영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익창출의 핵심요소는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라고 꼽았다. "AI스택 전반이 성공하는 유일한 길은 애플리케이션 단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응 교수는 AI가 다양한 산업분야에 접목돼 더 많은 기회를 만들면서 "롱테일에 존재하는 가치가 그 앞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이를 위해선 AI 애플리케이션 개발·활용의 문턱이 낮아질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용자들이 노코드·로우코드 툴을 이용해 자신의 AI시스템을 쉽게 최적화할 수 있도록 개발도구가 더 나아져야 한다"고 짚었다.
지난달 방한한 샘 알트만 오픈AI CEO(최고경영자)도 다양한 AI 응용서비스 생태계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알트만 CEO는 "한국의 딥테크 스타트업들에 관심 있고 협력뿐 아니라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오픈AI는 NPU(신경망처리장치) 등 AI반도체 쪽이 더 관심이 커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을 때도 한국에 전하는 메시지로 "시스템반도체 생산능력을 늘릴 것"을 첫째로 꼽기도 했다. AI의 위협 관련해서도 응 교수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외려 AI가 기후위기 등 존재론적 위협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 규제를 외친 오픈AI와는 다소 온도차를 보였다.
정부도 빅테크 중심 초거대AI 분야뿐 아니라 국내 AI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AI애플리케이션 분야까지 투트랙으로 AI산업 진흥 전략을 펼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5월 발표한 '초거대AI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법률·의료·심리상담·문화예술·학술연구 등 민간 전문영역에 초거대AI를 접목해 전문가 업무를 보조하는 '초거대AI 5대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행정·공공기관의 내부업무 및 대민서비스 등을 효율화하는 초거대 AI 응용서비스를 개발·실증한다. 특히 중소SaaS(서비스형소프트웨어)기업이 AI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AI모델, 컴퓨팅자원 등을 종합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X'를 내달 공개 예정인 네이버도 AI 애플리케이션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화형 에이전트 '클로바X'와 생성형AI 검색서비스 '큐:'를 베타서비스로 함께 출시, 창작자와 소상공인 등 파트너를 위한 도구에도 적용한다. 특히 8월 일부 기업에 선공개, 10월 공식 출시되는 '하이퍼클로바X' 기반 '클로바스튜디오'로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를 결합해 생산성 향상 도구를 구축하거나 맞춤형 AI 서비스도 만들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응 교수는 "한국은 이미 AI 발전을 위한 기술과 인재 등 요소 전반을 갖고 있고, 정부의 지원도 매우 좋다. 앞으로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 등에서도 강력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팽동현기자 d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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