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천공이 아니라서 말 안 했다”…풍수가 존재 함구 논란

서영지 2023. 7. 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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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관계자는 23일 <한겨레> 에 "청와대 이전 티에프에서 전통문화·풍수지리학 관점에서 (관저를) 보기 위해 백 겸임교수에게 (자문을) 요청한 적 있고, 견해를 들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백 겸임교수는 대통령 관저로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추천했지만, 실제로는 외교부 장관 공관이 최종 낙점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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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떳떳하면 왜 숨겼냐”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 대학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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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서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둘러본 사람이 무속인 천공이 아닌 풍수학자인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였다는 경찰 수사 내용이 알려지면서 대통령실을 향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이 일 당시 대통령실은 천공 개입설은 강력하게 부인하면서도 백 겸임교수의 존재는 함구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3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백 겸임교수가 왜 현장에 갔는지 대통령실의 공식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전날 “중대한 국정 사안을 풍수지리가의 조언을 들어 결정한다는 건 언어도단”이라며 “떳떳했다면 천공 개입 의혹이 터졌을 때 대통령실은 왜 숨겼나”고 논평했다.

대통령실은 올해 초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저서를 통해 천공의 육군참모총장 공관 방문설을 언급하자, 그의 주장을 보도한 언론사의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그러나 당시 대통령실은 논란 확산 속에도 백 겸임교수의 존재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이준석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지난 22일 “백 겸임교수는 풍수지리학계 최고 권위자”라는 논평을 내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풍수학 최고권위자에게 무속 프레임을 씌우지 말라는 말이 정말 대한민국 집권여당에서 공식 논평으로 나온 것이 맞느냐”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앞으로 이런 사람들이 국정의 현장에서 자주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백 겸임교수의 방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대통령 관저 결정은 그의 의견대로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3일 <한겨레>에 “청와대 이전 티에프에서 전통문화·풍수지리학 관점에서 (관저를) 보기 위해 백 겸임교수에게 (자문을) 요청한 적 있고, 견해를 들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백 겸임교수는 대통령 관저로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추천했지만, 실제로는 외교부 장관 공관이 최종 낙점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저 선정에) 여러 사람 의견을 들었고, 천공이 이슈가 됐기 때문에 그 부분만 (아니라고) 얘기를 하면 됐다. (백 겸임교수가) 특정되면 얘기했을 텐데 그런 상황은 아니지 않았냐”고 했다.

한편, 백 겸임교수는 여러 매체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 관련 언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지난해 2월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윤 대통령의 후배이자 자신과 친한 인사의 소개로 윤 대통령 부부를 만나게 됐다면서 “윤 후보가 가진 ‘악어상’은 굉장히 희귀한 관상이다. 파괴력과 생존력이 소위 ‘슈퍼 갑’”이라고 말했다. 같은해 3월5일 <여성경제신문> 인터뷰에서는 “윤 후보 부부를 만났을 때 김건희씨의 관상을 보니 태몽이 범상치 않을 것 같아 물어보니 김씨가 곧바로 ‘용 꿈을 꿨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백 겸임교수는 지난해 1월1일 <데일리안> 인터뷰에서 “지난 (2017년) 대선 때 누가 영부인이 될지를 주제로 칼럼을 쓸 기회가 있어서 대선 후보들의 배우자 관상을 보기 위해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직접 본 적 있다”고 말했다. 또 2017년 대선 경선이 시작될 무렵 아는 언론사 대표를 통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부와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고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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