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이 곧 경쟁력"···글로벌 팬심 챙기는 K웹툰

강도림 기자 2023. 7. 2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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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북미서 첫 팬어워드
첫날 20만명 투표 참여하며 호응
오리지널 웹툰 '로어 올림푸스'는
2년 연속 '美 아이스너상' 수상
카카오·NHN, 日·유럽서 선전
해외 시장 수익성 확보는 과제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만화 박람회 ‘샌디에이고 코믹콘 인터내셔널’ 전시장에 관람객들이 붐비고 있다.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네이버웹툰은 이달 10일부터 23일까지 북미 지역에서 팬 어워드 행사 ‘웹투니즈(WEBTOONies)’를 진행했다.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와 작품 속 장면 등 10개 부문에 걸쳐 투표가 열렸다. 첫 날에만 20만 명이 넘는 팬들이 투표에 참여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네이버웹툰은 또 20일부터 23일까지 열린 '샌디에이고 코믹콘(SDCC)’에도 참여해 현지 작가 강연 등을 개최했다. 코믹콘에서 발표된 만화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윌 아이스너 어워드'에서는 2년 연속 수상작을 배출했다.

K-웹툰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면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해나가고 있다. 네이버웹툰을 비롯한 콘텐츠 플랫폼 업체들도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팬덤 다지기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2014년 7월 영어 서비스를 선보이며 올해로 글로벌 진출 10년 차를 맞은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팬덤을 공고히 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웹투니즈를 개최했다. 해외 진출 초기 웹툰이란 용어조차 없었던 북미시장에서 만화 축제를 직접 찾아다니며 전단지를 돌리는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 네이버웹툰은 현재 월 125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북미 1위 웹툰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독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콘텐츠가 근간인 플랫폼으로서 팬 중심 행사를, 웹툰을 기념하는 상징적 행사로 웹투니즈를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2023년 샌디에이고 코믹콘에서 아이스너 상을 받은 레이첼 스마이스 작가. 사진 제공=네이버웹툰

팬들의 활발한 활동 덕분에 네이버웹툰의 작품성과 대중성이 널리 알려졌고 아이스너상 수상으로까지 이어졌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자사 플랫폼에서 연재되는 6개 작품을 7개 부문 수상 후보에 올렸다. 지난해 웹툰 장르 최초로 ‘최우수 웹코믹’ 부문에서 상을 받은 네이버웹툰의 오리지널 웹툰 ‘로어 올림푸스’는 올해 2년 연속 수상 쾌거를 올렸다.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및 네이버웹툰 대표는 "끊임없이 새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전세계 독자들이 만날 수 있도록 웹툰 생태계를 확대·진화시켜가겠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이 웹툰 시장을 개척하고 해외 빅테크까지 뛰어드는 등 규모가 확대되면서 팬덤의 중요성도 덩달아 커지는 양상이다. 애플의 전자책 플랫폼 애플북스는 올 하반기 북미를 시작으로 전세계 이용자 대상 웹툰 서비스를 개시한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지난 4월 일본에서 웹툰 서비스 ‘아마존 플립툰’을 내놨고 북미 진출도 시간 문제라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웹툰은 진입장벽이 낮고 여러 플랫폼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면서 “업체들은 다양한 팬 이벤트를 개최하고 축제에 참여하며 독자를 붙들고 있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픽코마가 이달 13일(현지시간) 2023 재팬 엑스포에서 마련한 부스들. 사진 제공=카카오픽코마

웹툰 팬들은 작품 유료 보기는 물론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굿즈 구매나 드라마 시청 등을 통해 웹툰 지적재산권(IP) 확장에도 기여한다. 최근 넷플릭스 비영어 시리즈 부문 1위를 기록한 ‘사냥개들’을 비롯해 ‘지금 우리 학교는’ ‘이태원 클라쓰’ ‘사내 맞선’ 등 인기 드라마 대부분이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네이버웹툰이 북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035720)NHN(181710) 등도 일본과 유럽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카카오는 일본 웹툰 자회사 카카오픽코마가 일본 단일 만화 플랫폼 중 거래액 1위를 유지하는 등 일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리디는 2020년 11월 북미에 웹툰 플랫폼 ‘만타’를 선보인 후 현재 175개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NHN의 미국·유럽 웹툰 플랫폼 ‘포켓코믹스’는 지난해 하반기 프랑스 매출액이 상반기 대비 230% 증가하는 등 유럽 시장에서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다.

K-웹툰이 북미와 일본 등지에서 강력한 팬덤을 형성했지만 수익성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2021년 6000억 원을 주고 인수한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는 지난해 100억 원 가까운 당기순손실을 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1조 1000억 원을 들여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영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인수했는데 타파스와 래디시가 합병해 출범한 타파스엔터는 지난해 228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해외 웹툰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매출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NHN의 글로벌 웹툰 플랫폼 ‘포켓코믹스’. 사진 제공=NHN
강도림 기자 dor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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