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훈풍 끝 … 韓, 독자기술로 생존" "강성노조 주도하는 노동시장 확 바꿔야"
구조조정 이후 中시장 노려야"
최중경 "한일협력으로 돌파구"
중국 경제의 경착륙 충격이 한국으로 고스란히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과거 경제위기 때 산업 정책을 총괄했던 전직 장관들이 대대적인 사고의 전환을 주문했다. 정덕구 전 장관은 외환위기 수습이 한창이던 1999년에, 최중경 전 장관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진이 이어지던 2011년에 당시 산업자원부와 지식경제부 장관을 각각 역임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지난 21일 열린 좌담회에서 "고성장을 견인했던 자유무역과 세계화 훈풍은 더 이상 불지 않을 것"이라며 "자강력만이 생존을 보장할 것이고 산업기술 경쟁력 혁신이 국가 생존 방정식의 상수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을 수출 강국으로 이끈 원동력이던 대중 중간재 수출이 동력을 잃으면서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정 이사장은 "전 세계가 산업정책 경쟁을 벌이는 시대로 가고 있다"며 "독자적인 원천기술, 핵심기술, 틈새기술을 갖춰야 한다"고 한국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정 이사장은 한국 경제가 그동안 중국 편승 효과를 '관성'처럼 받아들이기만 하면서 중국의 위기가 고스란히 한국의 위기로 전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연구원 공동 분석에 따르면 2001~2016년 중국 경제가 고성장을 구가하던 시기에 연평균 12.7% 증가했던 양국 교역이 2017~2022년에는 6.6% 증가하는 데 그치며 증가율이 절반으로 축소됐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1% 변동 시 한국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 연평균 0.38%포인트였지만 최근 6년간 0.16%포인트로 줄었다.
정 이사장은 "중국 경제의 양적·질적 변화로 세계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가 직접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중국의 변화라는 새로운 여건에 적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탈중국에 나서면 길이 열릴 것이라는 믿음은 잘못됐다"며 "중국을 대체할 큰 시장을 찾긴 쉽지 않고 구조조정 이후 중국 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중경 한미협회장(니어재단 부이사장)은 "미·중 대립 구도와 전 세계 블록화 흐름에서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한국산 없이는 안 된다는 인식을 주는 게 궁극적으로 생존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최 협회장은 "앞으로 첨단 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활성화가 중요한데 노동시장이 걸림돌"이라며 "강성 노조를 우려하는 외국 기업이 많은데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노동시장 개혁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협회장은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한일 경제협력 강화는 미·중 갈등 상황에서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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