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옆에 텐트치고…이스라엘, 사법개혁 반대 '밤샘'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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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법 개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기본법 개정안(사법 개혁안)에 대한 의회 표결을 재추진하면서 벌어졌다.
시위대는 의사당 부근과 주요 정부 부처 청사 앞에 집결해 밤샘 시위를 지속했고, 이스라엘군 예비군 대표들은 22일 밤 기자회견을 열고 네타냐후 총리가 사법 개혁을 강행하면 소집에 불응하겠다고 서명한 예비군이 1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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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텔아비브→예루살렘 4박 5일 걸어서 행진
24~25일 2·3차 표결 앞두고 의회 앞 텐트, 밤샘 항의
네타냐후는 심박조율기 삽입 시술 받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법 개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는 심장조율기 삽입 시술을 받았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텔아비브를 출발해 5일 만에 예루살렘에 도착했다. NYT는 “시위대는 예루살렘에서 약 40마일(약 64.4㎞) 떨어진 해안 도시인 텔아비브에서 화씨 100도(약 37.8℃)가 넘는 기온에도 장장 5일 동안 걸었고, 또 4일 밤을 야영하며 행진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규모를 늘렸고, 예루살렘에 도착했을 때는 최소 2만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 행렬 길이만 2마일(약 3.2㎞)을 넘어섰으며, 이스라엘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까지 합치면 수십만명이 사법 개혁 반대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외신들은 이스라엘 역사상 전례 없는 규모라고 평가했다.
시위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기본법 개정안(사법 개혁안)에 대한 의회 표결을 재추진하면서 벌어졌다. 네타냐후 총리와 그가 이끄는 우파 연정은 올해 1월부터 대법원 무력화 등 사법부 권한을 축소하기 위한 사법 개혁을 추진해왔다. 이스라엘 헌법에 반하는 의회의 입법을 막을 수 있는 대법원의 ‘사법 심사’ 권한을 사실상 박탈하고, 여당이 법관 인사를 담당하는 법관선정위원회를 통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사기 및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의 유죄 판결을 막기 위한 개정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3월 11일 텔아비브 등 주요 도시에서 수십만명의 반대 시위가 벌어지자, 네타냐후 정권은 입법을 한때 연기했다. 하지만 이달 11일 이스라엘 의회인 크네세트에서 법안이 첫 표결을 통과했고, 24~25일 2·3차 표결을 앞두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정이 다수 의석을 차지해 무난한 통과가 전망된다.
시위대는 의사당 부근과 주요 정부 부처 청사 앞에 집결해 밤샘 시위를 지속했고, 이스라엘군 예비군 대표들은 22일 밤 기자회견을 열고 네타냐후 총리가 사법 개혁을 강행하면 소집에 불응하겠다고 서명한 예비군이 1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최대 노동조합 지도자들도 같은 날 밤에 긴급회의를 열고 전국적인 총파업 개시 명령을 내릴지 논의했다. 이같은 거센 반발에도 크네세트는 이날 오전 법안에 대한 토론을 시작해 개혁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국가적 갈등이 치솟는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텔아비브 인근 테하쇼머에 있는 셰바 병원에서 심박조율기 삽입술을 받았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시술이 성공적이었다고 전했다. 심박조율기는 인공적으로 심장 박동수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게 해주는 장치다. 박동이 너무 느리거나 불규칙하면 심장을 자극해 심장 박동을 조절한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5일 바닷가에서 휴가를 보낸 뒤 현기증 증세로 같은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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