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2 지하차도 출동 않고도 ‘도착 종결’ 처리한 경찰 “수사 중 사안” 답변 피해

김수연 2023. 7. 2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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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북 청주 오송읍 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해 당시 신고를 받고도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는 경찰이 순찰차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며 항변에 나섰다.

충북경찰청 112 상황실은 23일 브리핑을 열고 침수사고 지점 관할서인 오송파출소 순찰차 1대의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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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경찰청 112 상황실, 순찰차 블랙박스 공개.. “일대 교통 통제·주민 대피 등 업무 하느라” 해명
지난 15일 충북 청주 오송읍 지하차도 침수사고 당시 관할서인 오송파출소 순찰차 1대의 블랙박스 영상 화면.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제공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북 청주 오송읍 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해 당시 신고를 받고도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는 경찰이 순찰차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며 항변에 나섰다.

충북경찰청 112 상황실은 23일 브리핑을 열고 침수사고 지점 관할서인 오송파출소 순찰차 1대의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지난 15일 “미호천교 범람이 우려된다”는 등의 호우 피해 신고를 접수한 순찰차가 오전 7시쯤부터 약 2시간 동안 쌍청리 회전 교차로, 궁평1 교차로 등지에서 교통 통제 등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미호강 주변 침수 도로에서 교통 통제와 지역 주민 대피에 전력을 기울였다고 재차 설명했다.

오전 7시58분쯤 “궁평 지하차도가 넘칠 것 같아 차량 통제가 필요하다”는 시민 신고를 접수한 흥덕경찰서 112 상황실은 오송2 지하차도로 출동하라는 지령을 내렸으나 순찰차는 현장에 가지 않았다.

당시 순찰차는 비슷한 시각에 접수된 “사람이 쓰러져 있다”, “차량이 역주행하고 있다” 등의 신고를 처리한 뒤 강물에 침수된 궁평1 교차로에서 교통 통제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흥덕경찰서 상황실은 접수 10여분 만에 해당 신고를 ‘도착 종결’ 처리했다.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했는지 확인 없이 종결한 이유에 대해 경찰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고 답했다.
지난 15일 오송파출소 순찰차 이동 동선.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제공
 
당초 경찰은 112 신고를 받고도 출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궁평2 지하차도가 아닌 궁평1 지하차도로 출동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앞서 민관기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은 “당시 순찰차 태블릿PC가 작동되지 않아 오송 2지하차도로 가라는 지령이 전달되지 않았다”며 “상황실에서 무전을 하지 않은 이유는 당시 순찰차가 궁평 지하도 근처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리핑 후 “결국 오송2 지하차도에 가지 않았다는 얘기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이 이어지자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이 자리는 국무조정실 판단이나 검찰 수사에 대해 반박하고자 마련한 자리가 아니다”라며 “다만 사건 당일 경찰관들이 수해 피해 지역에서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거나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다는 오해의 소지를 해소하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철 충북경찰청 112 지역 경찰계장은 백브리핑에서 “일대 교통 통제와 주민 대피 등의 업무를 하느라 궁평2 지하차도에 가지 못한 것을 인정한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부분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국무조정실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대검은 해당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관할 검찰청인 청주지검에 수사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선 인근 미호강 미호천교 임시 제방이 무너지면서 6만t의 물이 유입됐다. 이 사고로 주행 중이던 시내버스와 화물차 등 차량 17대가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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